연간 5천억원에 이르는 온라인음악,휴대폰 벨소리 및 통화연결음시장을 놓고 음반업체들과 온라인음악업체, 모바일 컨텐츠업체(CP), 음원관리업체 등 제각기 이해가 다른 관련 업체들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해졌다.
국내 음원의 70% 이상을 장악한 주류 음반업체들은 22일 '만안에 미디어'로 음원관리창구를 단일화하면서 온라인음악시장의 패권쟁탈에 본격 나서고 있다.
기존 온라인음악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던 음원중개대행업체, 모바일 콘텐츠업체, 온라인음악업체들은 이에 맞서 음반업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업종별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올해 온라인음악 시장규모는 휴대폰의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을 합쳐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금액이면 축소일로를 걷고 있는 오프라인음악시장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음반업체들이 '온라인'으로 대거 밀고들어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을 개척해온 기존 업체들도 '기득권 사수'를 내세우며 "일방적으로 당하지만 않겠다'는 태세여서 어차피 한판대결이 불가피해졌다.
◆ 음반업체, 온라인시장 장악 시나리오
국내 음원 권리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음반회사협의회와 기획제작자협의회의 회원사들은 22일 음원중개업체 만인에미디어를 민간음원관리 대행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음반업체들은 3개월 이내에 타 음원대행업체와 콘텐츠제공업체와의 음원 공급계약을 전면 해지하고 만인에미디어로 창구를 단일화할 계획이다. 또 음원가격, 대상업체, 서비스방법 등을 직접 결정함으로써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온라인음악업체들은 이번 민간 음원관리 대행업체 선정과정에서 음반업체들이 제시한 조건을 보고 음반업체들이 온라인음악시장을 직접 진입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음반업체들이 음원공급의 단일화를 통해 온라인음악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한다는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다.
이중 음반업체들이 인터넷음악사이트를 직접 소유하고 이를 중심으로 온라인 음악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직접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로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거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우세하다.
◆ CP업체들 "불합리한 조건에 맞대응할 것"
음반업체들의 음원단일화에 직격탄을 받는 곳은 모바일콘텐츠 시장.
서비스 제공 첫 해에 이동통신매출 포함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거둔 통화연결음과 신규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원음 벨소리 시장은 음반업체와 콘텐츠제공업체 양측이 결코 물러설 수 곳이다. 올해 이 시장의 규모는 1천억원에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콘텐츠제공업체(CP)들은 일단 음반업체들이 불합리한 조건으로 재계약을 강요할 경우 강력하게 맞설 계획이다. 여기에서 불합리한 조건이란 음반업체들이 현 음원요율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할 경우를 말한다.
보통 음악 저작권료는 25∼30%정도이며 이중 음원에 해당하는 저작인접권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음반업체들은 서비스요율을 업체별로 자율적으로 책정할 예정이어서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들은 이를 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24개 콘텐츠제공업체들은 이달 중순 무선인터넷음악콘텐츠협의회를 구성하고 회장사인 모바일온(대표 신재일)으로 창구를 통합했다.
협의회 회원사들은 음반업체들이 터무니없는 조건을 제시할 경우, 3개월간 전면 음원을 사용하지 않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아예 자체적으로 음원을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협의회측은 원음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은 신곡을 중심으로 판매가 활발하게 진행되므로 3개월 차단했을 경우, 음원제공업체들도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재일 협의회장은 "무선인터넷에서 수익상품을 먼저 일궈냈던 게 콘텐츠제공업체들"이라면서도 "무선인터넷시장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만큼 음반업체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공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벅스 대 음반업체' 사활건 승부
벅스뮤직 등 온라인음악업체들은 음반업체들의 직접 타긱으로 사활을 건 승부를 벌여야 한다.
음반업체들은 벅스 등 인터넷음악 제공업체들에게 2년치 음원사용료를 지불하라면서 엄청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벅스로서는 사실상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
이와 함께 음반업체들은 인터넷음악제공업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지 가처분 신청건을 포함, 5건의 법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유선인터넷음악사이트업체들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반업체들과 벅스의 대결은 비단 '돈'문제 뿐 아니라 '감정'적인 문제도 숨어 있다.
벅스 등 대형 음악제공사이트 5개사는 많게는 1천400만명이라는 거대한 회원을 보유한 음악계의 신흥 '빅 브라더'. 음반시장에 관한한 웬만한 라디오방송보다 더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음반업체들은 이 기회에 음악사이트들을 꺾어 놓지 않으면 앞으로 계속 이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음반업체들이 스스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신규회원수를 늘려 맞대응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므로 우선 법정공방을 통한 유선인터넷음악사이트업체들의 발목잡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벅스는 소송에 대응하는 한편 한국콘텐츠산업연합과 함께 지난 8일 저작권특별위원회를 구성, 온라인 스트리밍음악 서비스의 합리적인 비용산출을 물색하고 있다.
◆ 음원중개업체, 독자 행보 준비중
음반업체들의 본격적인 온라인 시장 진입으로 사실상 음원중개사업까지 하게 되자 음원중개업체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만인에미디어로 국내 음원의 70%가 집중됨에 따라 음원중개업체들이 나머지 음원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쳐야 때문.
게다가 이동통신망 개방에 맞춰 콘텐츠제공업체(CP)들도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전방위로 나서고 있어 음원중개업체들은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음원중개업체들은 음반, 영화, 뮤지컬 등에서 사용하는 음원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공급해주는 단체. 국내에는 12개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음반업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맞대응하기 보다는 업체별로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음악뿐만 아니라 연예인 초상권, 영화예고 동영상 등 다양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을 개시하는 방법. 영화나 드라마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으로 음원중개업을 특화시키는 업체들도 있다.
또 일부업체들은 무선인터넷 콘텐츠제공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아이스타네트워크는 KTF의 핌내에 스타포털을 운영하면서 사업다각화의 활로를 찾고 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