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 전시상황` 탈출러시
?전염병확산 방지를 이유로 한 국가는 개인의 인권을 어디까지 침해할 수 있는가. 또 국제기구는 한 나라의 보건과 경제에 얼마 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 스)이 5대륙에 걸쳐 통제불능 상태로 확산되자 각국이 감염자 및 감염지역에 대한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제네바 소재 유엔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홍콩 과 광둥(廣東)성에 이어 23일 중국의 베이징과 산시(山西)성, 캐 나다의 토론토 3개 지역을 여행 자제 권고 지역으로 추가 지정했 다. 이에 따라 베이징 등에서는 까다로운 검역 절차를 피하기 위 해 증상을 숨기거나 위험 지대를 탈출하려는 인파가 줄을 잇고 토론토에서는 WHO의 일방적인 여행금지구역 지정 조치에 대한 거 센 반발이 일고 있다.
중국이 사스의 급속 확산으로 인해 초래된 공황 상태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떠오른 수도 베이징(北京)은 사스확산이 가히 폭발적이어서 절 망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표현이 딱 알맞다. 23일 현재감염자 가 2350명, 사망자가 베이징 7명을 포함, 전날에 비해 9명이 늘 어난 106명으로 잠정 집계됐기 때문만이 아니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위생 당국이 현상에 대한 솔직한 발표를 하기 시작한 20일 이후부터 속속 취하는 조치들만 봐도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선 23일 위생 당국이 ‘전염병 방지법’에 의거, 베이징 일대 의 위험 지역에 대한 격리통제법을 발동한 점이 그렇다.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서의 국제적인 체면같은 것을 따질 겨를조 차 없이 사실상 계엄에 준하는 비상 사태를 공식 발동한 것이다.
24일부터 2주일동안 실시에 들어가는 베이징 초·중등학교의 휴 교를 비롯해 국무원 산하의 사스 퇴치 총지휘부 설립, 20억위안( 元·3000억원)대 규모의 방역 기금 설립, 축구 프로리그 게임을 비롯한 각종 행사들의 잇따른 연기나 취소 조치등 역시 마찬가지 다.
중국 위생 당국이 얼마나 다급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이 WHO가 23일 베이징과 산시(山西)성등을 여 행 제한 구역으로 선포했음에도 아무 반발조차 못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자 시민들의 동요도 마치 전쟁에 직 면한 것처럼 불안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예컨대 베이징의 경 우는 안전 지대로 피하려는 인파들로 인해 각 역과 시외버스 정 류장이 미어터지는 실정이다.
매점매석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집에서 칩거하면서 사스를 피하 려는 인파들이 베이징을 비롯한 각지의 대형 식품 매장들에 대거 몰려들어 비상 식량들이 그야말로 동이 나고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가정 주부 쉬원(徐文·45)은 “최소한 2주일동안은 전 가족이 꼼짝 않은채 집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홍순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