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열풍'이 사이버 코리아를 강타하고 있다.
요즘 초상집에서나 집들이 가서 고스톱을 치는 풍경은 거의 사라졌지만 대신 하루에도 수백만명이 PC나 휴대폰으로 고스톱을 즐기고 있다.
지하철에서 젊은 여성이 조그만 휴대폰 액정화면으로 고스톱 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고 이통사의 모바일게임의 인기순위도 고스톱게임이 대거 점령했다.
게임포털의 피크타임인 밤 9-11시 사이엔 40만명 정도가 한꺼번에 온라인 고스톱에 접속, 게임 이용자의 80-90%가 여기에 몰두하고 있을 정도다.
한게임 넷마블 등 게임포털들은 당초 고스톱이 이용자만 많고 별로 돈이 되지 않는 '계륵' 정도로만 여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스톱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회원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유료이용자, 아바타 판매, 온라인 광고 등으로 만만찮은 수익모델이 창출되자 맞고, 고액배팅 등 기발한 게임방식을 개발, '손님끌기'에 분주하다.
휴대폰 게임업체들도 최근 PC와 휴대폰, 휴대폰끼리의 네트워크 ‘대결’ 등 다양한 게임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아예 주력사업으로 키우려는 곳도 생겨났다.
이 때문에 하루라도 고스톱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으면 안되는 '고스톱 중독자'들이 양산되고 온라인고스톱 때문에 가정불화 등이 생기는 등 사회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또 고스톱 사이트에는 사이버머니를 실제 돈으로 사고파는 불법행위도 버젓하게 벌어진다.
게임업계에서도 "고스톱이 컴퓨터를 어려워하던 주부나 노인들까지 컴퓨터 앞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전국민에게 '게임=고스톱'이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게임산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 휴대폰 게임 인기순위는 '고스톱'이 점령
SK텔레콤의 최근 인기게임 순위 10권 내에는 고스톱 게임이 5개가 속해있다. KTF의 순위를 보면 10위권 내에 7개나 고스톱이 차지한다. ‘게임=고스톱’이라는 등식이다.
SK텔레콤 서비스에선 다운받아 혼자서 즐기는 이른바 '싱글게임'이 인기다. 맞고지존(소프코), 폰고도리2(컴투스), 고스톱짱(엣데이터), 대한민국고스톱2(나스카) 등은 수십만 건에서 수만건의 다운을 기록, 게임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반면 KTF는 ‘네트워크’ 게임 이용자들이 많다. 깨미오고스톱(그레텍), 엠게임맞고(엠게임), 고스톱플러스(그래택) 등 매출순위가 앞선 것들은 모두 네트워크 게임이다.
월 2억원 이상 인기 있는 고스톱 게임은 다른 게임 10개 가량의 매출과 맞먹는 실정. 그러나 아직은 대부분 영세해 인기가 수익으로 연결되진 않고 있다.
모바일 고스톱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모두가 이용법을 알아 게임이 쉬운데다 ▲한판한판을 짧게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어디서든' 즐길 수 있기 때문.
KTF 관계자는 “네트워크 게임을 할 경우 게임 중에 채팅도 가능해 ‘사람냄새가 난다’는 것도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온라인 고스톱 인구는 1천만명
업게에서는 온라인고스톱 인구가 1천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전국민의 25%가 PC나 휴대폰으로 고스톱을 즐기고 있다는 얘기다.
넷마블의 전체 이용자 1천800만명 중 고스톱 이용자는 600만명 정도. 회사 측은 "성인 이용자 3명중 2명은 고스톱을 즐긴다"고 말했다.
게임포털 한게임의 고스톱 이용자도 하루 약 120만명이다. 특히 밤 9시부터 11시 사이의 황금시간에는 40만명이 동시접속, 게임을 즐긴다.
이런 수치는 게임이용자가 많기로 소문난 국내 대표적인 게임 비엔비(22만명)나 리니지(12만명)조차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때문에 그동안 고객 유치를 위한 '미끼용'이었던 고스톱은 이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해버렸다.
네오위즈가 운영중인 세이클럽은 올해부터 주력사업을 게임으로 바꿨다. 올 1분기 전체 199억원의 매출 중 게임매출이 106억원으로 50%를 넘었고 이 중 대부분은 고스톱과 관련된 것들이다.
한게임을 운영중인 NHN의 김범수 사장도 "고스톱 관련 매출이 매달 3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 고스톱 열풍을 보는 시각은 두가지로 엇갈린다.
"이용자들이 좋아해서 PC나 휴대폰으로 다운받아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쪽과 "남의 것을 적당히 베껴 고스톱만 계속 만들다간 결국 과당경쟁으로 업체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한 게임회사의 사장은 "고스톱으로 회사를 유지하면서 다른 창작게임을 개발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가능한 대안일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KTF 관계자는 "다른 게임을 알릴 기회를 좀 더 준다는 차원에서 조만간 고스톱 인기순위와 고스톱을 뺀 나머지 게임의 인기순위를 따로 작성하겠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국순신 기자 kooks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