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개인정보단말기(PDA)에 이어 휴대폰까지 SK글로벌을 거치지 않고 일선 대리점에서 직접 공급받는 것을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글로벌 사태로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SK텔레콤용 휴대폰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SK텔레콤의 일부 대리점들이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단말기를 공급받고 있다.
그동안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SK글로벌을 통해 SK텔레콤용 휴대폰을 각 대리점에 공급했으나 SK글로벌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는 등 대금결제가 불투명해지면서 지난 7일부터 휴대폰 납품을 전면 중단했었다.
그러나 휴대폰 공급이 중단된지 한달째로 접어드는데도 SK글로벌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SK텔레콤 일부 대리점들은 부족한 휴대폰을 SK글로벌을 거치지 않고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자가 유통점에 공급하는 일부 물량을 끌어다 파는 형태로 전환한 것이다.
또 일부 SK텔레콤 대리점은 대부분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휴대폰을 공급받거나 비공식 경로를 통해 재고 휴대폰을 매입하는 식으로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
한 단말기 유통업자는 “SK글로벌이 임시방편으로 각 SK텔레콤 대리점에 공급하는 휴대폰은 몇달씩 지난 재고폰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며 “그나마 이 재고폰마저 물량이 충분치 않아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생존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현재 국내 휴대폰 업체중 자가 유통망을 갖고 있는 업체는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전자는 매년 전체 물량의 30%, LG전자는 10% 정도를 각각 자가 유통점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매년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통사의 유통망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SK글로벌 사태로 최근 휴대폰 업체의 전체 매출은 줄어든 반면 자가 유통망을 통한 단말기업체의 휴대폰 매출은 5∼10% 이상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K글로벌에 휴대폰 공급을 중단하면서 3, 4월 두달 동안 자가 유통망 매출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며 “유통과정에서 자가 유통망에 공급되는 휴대폰이 SK글로벌을 거치지 않고 SK텔레콤 대리점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SK글로벌을 거치지 않고 대리점 자체적으로 제조업체의 휴대폰을 공급받는 사례가 늘었을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본사 차원에서 직접 유통에 나선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자사용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납품해온 제이텔, 모바일미디어텍, 지메이트, 싸이버뱅크 등 4사에 SK텔레콤 일부 대리점에 단말기를 직접 납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