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드림 좇는 러 미녀 '밤무대 끝나면 콜걸 대기'
모델 뺨치는 러시아 미녀들이 일본 도쿄
등지에서 재팬 드림을 좇고 있다.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나 가부키초의 밤거리를 거닐다 보면 러시아 금발 미녀들을 자주 목격한다. 골목 골목에 진을 친 채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의 "재팬 드림"은 과연 뭘까. 놀랍게도 엔화의 위력을 앞세워 러시아 대부호를 꿈꾸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일본에서 윤락행위를 하는 러시아 여성들 중 상당수는 모델 뺨치는 외모를 자랑하는 댄스걸들이다. 취업비자가 끝난 뒤 대부분 불법으로 눌러앉는 형식이다. 이들은 밤업소의 일이 끝난 뒤 새벽에 거리로 뛰쳐나가 직접 손님을 찾거나 한군데 모여 '콜걸'로 대기한다.
도쿄에서 최근 들어 러시아 매춘부들이 급증하는 추세지만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은 항구도시 니가타다. 니가타시(市)는 지난 65년 하바로프스크와 우호조약을 맺어 전통적으로 러시아 색이 짙은 데다 91년 블라디보스토크와도 제휴를 해 러시아인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이곳에 오는 러시아 여성들 대부분은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한 극동지역 출신들이다.
러시아 여성들의 매춘 행위는 호텔이나 불법 마사지클럽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보통 '숏타임'은 1만5,000엔(약 15만원)이고 밤을 함께 지새우는 '롱타임'은 3만엔이다. 보통 하루에 5명씩을 상대하는데 받은 돈의 70∼80%는 이들의 일본행을 주선한 기회사에 뜯긴다. 하루 수입은 평균 2만∼3만엔이지만 러시아에서는 엄청나게 큰 돈이다. 러시아 대도시 사람들의 평균 수입이 2,500루블(약 1만2,000엔)이어서 하루에 두달치 이상의 월급을 만지는 셈이다. 러시아 댄서들의 알선을 돕고 있는 기획사들 대부분은 마피아를 끼고 있다.
기획사들은 처음에 댄서들이 일본에 올 때 알선료 명목으로 200만엔의 거액을 챙긴다. 매달 20만∼30만엔의 돈을 벌어들이는 러시아 여성들은 1년간 주머니를 톡톡 털어 알선료를 갚은 뒤 본격적인 돈벌이에 나선다. 2∼3년간 머물며 400만∼500만엔의 돈을 모은 뒤부터는 '재팬 드림'이 막을 올린다. 보통 마피아가 손을 대고 있는 선박회사와 연계해 중고 자동차업에 돈을 대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에서는 구 소련의 붕괴 이후 자동차가 희귀품이 돼 수입 중고차들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으로부터도 적잖은 중고차들이 수입되지만 도요타·닛산을 비롯한 일본차가 가장 인기가 좋고 가격도 세다. 보통 10년 정도를 탄 중고차가 10만엔 정도에 구입이 가능해 200만엔이면 20대의 차를 살 수 있다. 이 차들이 러시아에 들어가면 2∼3배로 가격이 폭등한다. 일부 매춘부들이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대저택을 구입해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는 소문은 러시아 매춘부들의 중고차업계 투자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일본 출입국관리국은 그동안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시아 여성들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게 러시아 여성들에게 비자를 줬지만 최근 들어 마피아들의 범죄와 매춘부들이 급증하자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GoodDay/도쿄(일본)〓양정석 특파원 jsyang@ho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