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27일 현재 세계적으로 317명의 사망자와 5200명 이상의 감염자를 낳고 있는 가운데 국가들마다 사스로 인해 파생된 갖가지 사회 병리 현상과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27일 전 세계에서 사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30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사스 여파로 관광수입과 산매업, 생산성 부문에서 각각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으며 일본과 홍콩 역시 각각 약10억달러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타임은 이어 JP 모건을 인용, 토론토는 매일 3000만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 워싱턴 인근 동부 버지니아주와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이르기까지 17개 주에서 사스 추정환자가 41명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미 전역에서 사스 의심환자는 213명에 달한다고 밝히고, 미국도 사스전염지역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근거없는 사스루머로 인해 미국 서부 아시아계 상권이 치명타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가 이달 초 로스앤젤레스동부 샌 개브리얼 밸리에 퍼졌다는 허위경고와 헛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일부는 e메일과 전화를 통해 급속히 확산, 중국, 홍콩, 베트남계가 밀집한 이 지역 상권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고 27일 외신들이 전했다.
사스 예방품을 노린 각종 상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호주 정부는 27일 국민들에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사스 예방 제품’ 판매 인터넷 사이트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레바 미거 공정거래장관은 인터넷 허위 광고로 부당이득을 취한 업자들을 발각했으며 이들을 곧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CDC의 줄리 거버딩박사는 “보통 마스크는 사스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단지 심리적인 효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스 감염을 무릅쓰고 사스 방역 최일선에서 일해온 병원 의료진들이 속속 이직함으로써 의료 인력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사망자가 21명으로 늘어나고 327명의 감염의심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이후 총 1만명이 자진 가택 격리에 들어간 캐나다의 경우 최초의 사망자가 홍콩에서 온 중국계 캐나다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 후 사스가 주로 의료인을 통해 확산됨에 따라 토론토지역 5명의 간호사들이 최근 스트레스와 열악한 근무 조건을 이유로 사직했다. 한편 대만 정부는 사스환자를 돌보는 의사에게 하루 1만타이완달러(미화 280달러), 간호사들에겐 3000타이완달러(미화 85달러)를 지급하고 특별수당을 소급적용한다고 밝혔다.
문화일보 / 윤성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