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못 던지겠다."
　
시즌 5패의 멍에를 쓴 애리조나 김병현(24)이 오른발목 부상을 이유로 '출전 불가'를 선언했다. 부상자명단에 오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병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홈 플로리다전이 끝난 뒤 "발목 통증이 악화돼 더 이상 공을 던지는 것이 힘들다. 한두차례 등판을 거르는 일이 있더라도 통증이 완전히 없어진 다음에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콜로라도전에서 프레스턴 윌슨의 방망이 파편에 맞은 이후 통증을 무릅쓰고 출전을 강행한 김병현으로서는 마침내 '백기'를 든 셈이다. 현재 김병현의 발목은 부기는 많이 가라앉았지만 힘이 실릴 때마다 통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병현은 6일 홈 필라델피아전에는 등판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단은 김병현의 '출전 불가' 선언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구단이 김병현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변수.
　
김병현은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는다면 부상자명단에 오르는 것도 상관하지 않는다"며 부상 완쾌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김병현은 홈런 2방으로만 5점을 내주며 시즌 5패째를 기록했다. 5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6안타 4구 2개에 5실점. 김병현은 내셔널리그 패전 랭킹 1위로 나서는 불명예를 뒤집어썼고, 방어율은 4.00으로 높아졌다. 삼진은 자신의 한경기 최다 타이기록인 7개를 뺏었지만 패전 속에 묻혀버렸다.
　
승부는 딱 홈런 2방으로 갈렸다. 2회초 1사 2루에서 왼손 토드 홀랜스워스에게 볼카운트 0-1에서 던진 가운데 시속 122㎞ 체인지업이 중월 2점홈런으로 연결되며 0-2로 뒤졌다. 3회초 2사 1·2루에서는 6번 알렉스 곤살레스에게 볼카운트 1-0에서 한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가 통타당하며 쐐기 좌중월 3점 대포를 내줬다.
　
김병현은 4·5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6회 스티븐 랜돌프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90개(스트라이크 59개).
　
애리조나는 김병현이 내려간 8·9회 뒤늦게 타선을 폭발시키며 각각 3점과 2점을 보탰지만 5-7로 졌다. 최근 3연승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