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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추억 보고나서 한마디..

 


어렵사리 10여년간 화성 사건을 전담했던 형사들을 만났다. ‘화성의 미스 터리’가 풀릴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의 그들이 궁금해서 였다. 연부역강(年富力强)했을 이들은 백발 성성해 퇴직하거나 뒷방에 나 앉아 있었고,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라며 처음엔 손을 내저었다. 꼬박 10년을 화성사건에 매달렸던 A계장은 “한이 많이 쌓였다”며 한숨부터 내 쉬었다. 가장 궁금한 것부터 물어봤다. -91년 이후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데. “범인은 죽었다.” 귀를 의심할 정도로 단정적이었다. 근거는 9차 사건 현장에서 나온 흰 머 리카락 3가닥. 연쇄로 보이는 사건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범인의 유류물이 었다. 이전부터 나이 많은 이를 범인으로 추정하던 A계장은 무릎을 쳤다고 했다. 일가붙이 없이 혼자 살던 건장한 67세 백발 노인이 떠올랐고 급히 차를 몰았다. 하지만 노인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이 노인은 93년 겨울 수원시 근처 빈 집에서 무연고 변사체로 발견됐다. A계장은 공동묘지에 묻힌 노인의 시신 을 발굴, 9차 사건 현장에서 확보된 범인 유전자와의 대조하려 했었다. 하 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당시 기술로) DNA감정이 어렵다는 얘기 를 듣고 삽자루를 놓았다”고 했다. “범인은 시신에 장난을 쳤다. 젊은 사람의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 A계 장이 ‘범인은 노인’이라고 주장한 근거였다. 하지만 지휘부에선 일소에 붙였다고 했다. 9차 사건 직후 현장 인근에서 초등학생 여아 실종신고가 또 있었다. A계장은 “흰머리 할아버지가 데려갔다”는 목격담을 접할 수 있었다. 실 종된 여아는 돌아오지 않았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다. “확인만 한번 했 어도 후련할 텐데…어쨌든 그 노인 죽은 뒤에 사건은 없으니….” A계장은 입맛을 다셨다. 1차에서 10차까지 사건 현장을 수습했던 B반장. 그는 6차 희생자 박모(29 ㆍ여)씨를 생각하면 그때의 감정이 되새김질 돼 지금도 잠을 설친다고 했 다. 87년 4월까지 5명의 피해자가 나왔고 나라가 들끓었다. 당시 밤의 태 안읍엔 주민보다 잠복 경찰이 많았다. 하지만 범인은 수사본부에서 불과 몇 백㎙ 떨어진 곳에다 남편에게 우산 마중 가던 젊은 주부를 발가벗겨 죽여 놓았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설 마 했던 곳”이었다. “희생자의 어린 세 딸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무력감 에 고개를 떨궜다”고 했다. B반장은 “언론 보도를 유심히 지켜보며 경찰을 조롱하는 범인의 시선이 느껴졌다”고 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범인은 88년 9월 엉뚱한 용의자의 체 포기사가 언론에 대서특필되자 인근 팔탄면에서 7차 사건을 저질렀다. “ 너네들 헛다리 짚은거야”라고 말하듯이. B반장은 조심스레 20대 남자 이야기를 꺼냈다. 연쇄살인 사건 이전 빈발했 던 강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고 했다. ‘손이 부드럽고 작은 키에 날렵 한 몸매, 꽤 높은 지능지수의 남자.’ B반장은 3년간 그를 주목했다고 한 다. 사건이 터지면 그의 집부터 찾았지만 그는 태연했다고 했다. B반장은 10차 사건 직후 처음으로 그를 연행했다. 하지만 혈액형이 9차 사 건 현장에서 나온 것(B형)과 달라 곧 내보내야 했다. 사슴 닮은, 선해보이 는 그의 눈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뒤 병원으로부터 연락 을 받았다. 교통사고로 그는 시신이 되어 있었다. “‘이제 끝났구나’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고 했다. 사건의 저주, 혹은 괴담

지금은 퇴직해 사업체를 운영하는 C반장은 8차 사건을 잊을 수가 없다. 수 법이 달라 당시에도 연쇄로 보지 않았지만 그나마 유일하게 범인을 잡은 사건이었다. 현장에 떨어진 음모가 단서였다. 인근 철공소 등을 돌며 820 명의 음모를 뽑았다. 화장실로 불러놓고 으름장을 놓고선 한 사람마다 10가닥씩 뽑았다. “눈물 을 찔끔 쏟아낸 이들이 처음엔 황당해 하다가 거칠게 항의하기도 해 술 먹 여 달래느라 고생했다”고 했다. 결국 음모 성분이 일치한 윤성여(22)를 검거했고 그는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가짜 범인들도 숱하게 만들어졌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죽었다. 9차 사건 당시 연행됐던 30대 목공이 열차에 뛰어들어 죽었고 10 차 사건 때도 30대가 투신자살했다. 7차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던 이도 아 버지의 무덤가에서 목을 맸다. 이뿐이 아니다. 주요 용의자로 언론에 대서특필됐던 이들은 자살하지 않더라도 90년대 지 병 등으로 죽었다. 9차 사건 용의자였던 윤모씨도 최근 간암으로 죽었고 심령술사의 제보로 4,5차 사건 용의자로 낙점 됐던 김모씨도 90년대 중반 지병으로 죽었다. 용의자들의 잇단 죽음은 풀리지 않는 사건 자체에다 ‘사건에 손댄 형사치 고 잘 풀린 이가 없다’는 경찰내의 괴담과 어우러져 ‘화성 괴담’의 3각 축을 이뤘다. 8차 사건 당시 범인의 음모를 뽑아와 특진했던 최모 순경도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C반장은 “사건 현장에서 제사를 지내며 원혼들에게 제발 방법 좀 알려달 라고 하소연하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소주병 끼고 짚가리 속에서 겨울을 나던 기억, 전국 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를 일일이 확인하던 기억 등 을 더듬던 C반장은 “당시 거의 집에 들어가지 못해 지금은 아내와 자식들 에게 아무 소리 못하고 지낸다”며 쓰게 웃었다. 퇴직 후에도 집에다 사건관련 서류를 모셔놓고 있다는 D형사는 기자를 만 나 “신이 있어 죽기 전에 소원 하나 들어준다면 ‘화성사건 범인을 밝혀 달라’고 하겠다”며 한동안 목이 멨다. 추억하기 싫은 살인의 추억

검은빛 감도는 신축 아파트 건물에선 불규칙한 망치소음이 이어지고 거대 한 크레인들이 시립했다. 트럭이 흙먼지를 뚫고 달렸다. 곧 신도시가 들어 설 것임을 알리는 입간판과 아파트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먼지를 덮어 썼다. “그때 생각하면 안돼. 지금은 여기가 금싸라기 땅이야.” 태안읍 사람들 은 이구동성이었다. 그때만 해도 몇 번씩 짐을 쌌다가 풀었다는 강모씨는 “몇 년 새 땅부자가 여럿 나왔다”고 했다. 당시만해도 마을 주민들의 상 당수가 “징그럽고 소름 끼친다”며 고향을 등졌고, 그래도 끝까지 남은 이들이 지금 보답 받았다고도 했다. 하교길 여중생을 처참한 주검으로 만든 9차 사건의 현장, 병점5리 원바리 고개에도 아파트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학교를 파한 여중생들이 삼삼오 오 얘기꽃을 피우며 지나간다. ‘영화’는 알지만 이곳이 그곳인지는 모르 고 있었다. 화성을 떠나는 길에 9차 사건 피해자 김모(14)양이 살던 동네를 찾았다. 마을은 개발지구에 묶여 태반의 집들이 부서졌고 주민들은 보상금을 받아 떠났다고 했다. 김양의 부모는 원래 살던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새로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집 앞 꽃밭을 갈던 아버지는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냐”고 내뱉고 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12년 여가 지났지만 그때의 생채기는 여전히 시 큰해보였다. 희생되지 않았다면 20대의 발랄한 숙녀로 자랐을 딸의 처참했 던 마지막 모습을 다시 떠올려 놓은 세상에 아버지는 그때 만큼이나 진저 리 났으리라. 범인도 잡아주지 못하면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일지(시신 발견일 기준)


1차 86년 9월19일 태안읍 안녕리 풀밭 이모(71)씨

2차 86년 10월23일 태안읍 진안리 농수로 박모(25)씨

3차 86년 12월21일 정남면 관항리 논두렁 이모(22)씨

4차 87년 1월11일 태안읍 황계리 논 홍모(18)양

5차 87년 4월23일 태안읍 안녕리 공장 축대위 권모(25)씨

6차 87년 5월9일 태안읍 진안리 야산 박모(29)씨

7차 88년 9월8일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 안모(54)씨

8차 88년 9월16일 태안읍 진안리 집 박상희(14) 범인 검거

9차 90년11월16일 태안읍 병점5리 야산 김모(14)양

10차 91년 4월4일 동탄면 반송리 야산 권모(69)씨

*형사들은 공통적으로 범인이 잡힌 8차와 1차,10차는 연쇄 사건에서 배제한다. 수법이 달라서다.
과연67세의노인이 광란의주인공이었을까??
아님사슴같은눈을가진남자가 범인이었을까?
몃명의공범?모방범죄?
그러기엔너무많은의문이생긴다...:-|

2003-05-08 00:37:01
1604 번 읽음
  총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렉스 '03.5.8 10:29 PM 신고
    :-D*저도 많이 아쉽네요 ↓댓글에댓글
  2. 2. 신상민 '03.5.9 10:58 AM 신고
    :-(*이 글은 퍼온글 아닌지요? 출처라도 밝히심이.. ↓댓글에댓글
  3. 3. london02 '03.5.8 9:44 PM 신고
    :-D*잼나것다... ↓댓글에댓글
  4. 4. 샤오유 '03.5.10 3:52 PM 신고
    :-D*하하 살인의 추억봤습니다....정말 누군가가 범인일까하는생각이 영화끝나고 하루종일 생각나더군요.. 그만큼 정말 잘만들었다는 얘기이겠지요..^^; ↓댓글에댓글
  5. 5. dorje6 '03.5.14 12:59 PM 신고
    :-D*괭장한데요....추리가 ↓댓글에댓글
  6. 6. 전진호 '03.5.29 1:17 AM 신고
    :-D*잘만들구 재밌어?.........ㅡㅡ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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