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직접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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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 중에 하나죠.
현재 호주제에 대한 대안으로 여성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1인이 1적을 가지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개인으로서 스스로에게만 속하게 된다는 법정신을 반영하는 제도로의 개정을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편이 현재의 개인주의에 기초한 민주주의 체제에 좀 더 어울린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죠.
호주제는 가부장적 제도이기 때문에, 호주제 폐지는 현재 유림을 비롯한 여러 남성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주제는 현실적으로 볼 때 나이가 아무리 적더라도 남성이 우선적으로 호주가 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손자와 할머니 만으로 이루어진 가정의 경우 현행 호주제 상으로는 세대주는 할머니가 되지만 호주는 손자가 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고 하더군요. 이 사실은 집안에 어른이 있어야 한다는 일부 유림의 주장과 다르게 되죠.
하지만 이런 경우는 모든 호주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호주제 폐지의 근거로는 빈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호주제에 담긴 법정신이 남성 우월적이고 성씨 중심적이며 조선 후기에서 강화되어 일제 때 정점에 이른 여러 폐단들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여성 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두고 대체로 여성의 권리는 높은 편이었다고 합니다. 여성의 권리는 발해에서 정점에 달해 아내가 남편을 소박할 수도 있었다고 하죠. 고려와 조선 초기에도 여성의 권리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재산도 비교적 높은 비율로 상속받을 수 있었죠. 또한 조선 초기에서 중기에 이르는 때에는 남자가 처가집에 눌러 사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합니다. 장인 장모가 사위 보다는 딸 편을 들었겠죠.
그러나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근본주의적인 사림이 득세하게 되자 남성 우월주의적인 유교의 가르침이 더욱 법과 관습에 반영되게 되었던 것이죠. 여성의 상속권은 크게 줄어 들었고, 남자 형제들 사이에서도 장남의 상속권은 기형적으로 커졌습니다(그 이전까지는 형제들 간엔 균등 상속이었고, 고려 때에는 여자에게도 똑같은 상속권을 주었습니다). 한 유교 법전엔 여자가 남자를 죽이면 사형이지만, 남자가 여자를 죽이면 곤장 30대라는 터무니없는 내용이 들어가있지요. 이같은 법정신이 사림을 통해 사회 전반에 널리 퍼지게 된 겁니다.
그 뒤 일제가 행정 통치 수단의 하나로 호주제를 도입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죠.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일부 남성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호주제가 우리의 전통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또 호주제가 없어진다고 행정상 혼란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 합니다. 호주제 관련 법률은 현재 여러 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거의 폐지된 상태이고, 지금은 호주제 자체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제가 폐지될 경우 이혼한 아이의 성씨 문제는 어떻게 되느냐는 의견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다고 그 아이의 유전자가 바뀌는 건 아닙니다. 유전자 감별 기능이 나온 시대에 그 아이의 부모가 누굴지를 판단하는 일이 어려운 일일까요. 물론 이혼하지 않고 서로 아껴주고 사는 것이 바람직한 가정과 사회의 모습이겠지만 이혼하는 것을 무조건 비난하는 태도 또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걸맞는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호주제 폐지와 부모 성 같이 쓰기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호주제가 폐지된다고 아버지 성을 따르는 현행 제도가 흔들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현 성씨 제도를 찬성하구요. 모계는 확실합니다.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다 유전자를 보아도 미토콘드리아가 모계로만 유전되기 때문에 모계 추적은 부계 추적 보다 쉽다고 합니다. 현대는 모계 사회가 아니므로 아버지쪽 성을 따르는 것이 부계를 확실히 하는 한 방편이라는 생각입니다.
ps.현대 유교학자들 중 일부는 삼강오륜(三綱五倫) 중 오륜만을 유교에 포함시키자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흔히 삼강오륜이라고 붙여 부르지만, 오륜은 맹자가 만든 것이고 삼강은 전한 때 동중서가 만든 겁니다. 오륜 중 하나인 부부유별(夫婦有別)은 남녀 간에 차이가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부부유별 뿐아니라 오륜 모두는 각각의 관계엔 그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한 조건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부자유친은 부모와 자식간엔 친애가 있어야 하고, 군신유의는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엔 의리가 있어야 하고, 장유유서는 연장자와 유소자 사이엔 질서가 있어야 하며, 붕유유신은 친구 사이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들은 모두 조건이며 이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파국이 일어남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맹자는 관계가 극히 유동적이던 전국시대 사람이었고, 군주가 덕이 없다면 갈아치워야 한다는 역성혁명론을 주장한 사람이었기에 오륜엔 이같은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신이 들어갈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삼강의 부위부강은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라는 것입니다. 나머지 둘도 섬긴다는 것입니다. 삼강엔 무조건적인 주종관계만이 있을 뿐이죠. 동중서는 통일국가 사람이었으니 이런 의견을 냈으리라 짐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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