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체들이 PoE(power-over-Ethernet) 칩 시장 선점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ㆍ파워디자인(Power Dsine) 등 다수 반도체 업체들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의 PoE 기술표준인 `IEEE 802.3af' 사양 인증이 수개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관련 칩 제품의 개발 및 상용화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PoE란 CAT-5 UTP케이블로 연결된 이더넷 네트워크를 통해 각 단말기에 약 48V 전압의 전력을 공급해줌으로써 각 단말기를 위한 별도의 전원공급장치를 설치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신기술. 관련업계에서는 PoE 기술이 인터넷전화(VoIP)ㆍ와이파이 무선랜ㆍ보안용 웹카메라 등 관련 시장의 성장속도를 더욱 가속하면서 자체 칩ㆍ장비시장도 급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BN 최근 보도에 따르면, TI는 이더넷 스위치 측에서 다수 단말기로의 전력공급을 관리하는 TPS2383칩과 단말기 측에서 인터페이스에 사용되는 TPS2370 칩을 모두 공급하고 있다. TI의 한 관계자는 "PoE 기술은 전력공급장치 설치비용을 없애줌은 물론,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를 설치할 때 장소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고 주장했다. TI 새 칩의 현 가격은 1000개 대량구매 기준으로 TPS2370칩은 개당 1.25달러, TPS2383칩은 7달러다.

이스라엘 업체인 파워디자인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넷월드+인터롭 2003' 전시회에 참가, 이더넷 스위치 장비에서 PoE 기술을 지원하는PoL(power-over-LAN)-DIMM(dual in-line memory module) 제품을 선보였다. 파워디자인의 리처드 바우어 사장은 "인터넷전화 장비업체들은 이미 사업전략을 가다듬고 적극적으로 PoE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PoE 기술과 관련해 IEEE와 지난 2년간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는 현재 PoL-DIMM 제품군의 양산을 진행중이다.

이밖에도 리니어 테크놀로지 등 다수 업체들이 PoE용 칩의 상용화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의 개리 그랑부아 애널리스트는 "이제 도입기에 들어선 PoE 칩 시장은 지금은 40억달러 규모 전압조정기 시장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나 성장잠재력은 엄청나다"며 "인터넷전화ㆍ와이파이 무선랜 시장에서 PoE 기술은 반드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업체들은 PoE 기술이 와이파이 AP 1개당 350~1000달러의 인건비 절감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그랑부아는 "비용절감보다는 네트워크 설치의 편의성이 PoE 시장 확대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의 에이다 청 애널리스트는 "PoE 기술은 특히 전원콘센트가 부족하고 새로 전원공급시스템을 설치하기도 어려운 노후한 건물들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범수기자 /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