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미스코리아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여성 상품화를 통해 여성 인권을 유린한다 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설립 취지에는 확실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20대의 여성만이 아름답지 않은데도 마치 그러한 것처럼 외모의 미만을 미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강조하며,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신체 치수 및 외모를 미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에는 할머니, 아줌마, 좀 못 생긴 사람도 미녀로서 뽑는다고 합니다.
물론 예쁜 사람도 뽑히기도 하지만 그것은 외모가 아닌 다른 기준에 의해 선발된다고 하더군요. 또한 이들은 국제기구도 아닌 일개 회사가 개최하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국민의 미의식을 유린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의 드라마를 보면 여자는 20대나 그에 근접한 외모를 가진 이들만이 그나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남자는 10대에서 50대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얼마든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여성이 상품화된 결과라는 것이죠.
미스코리아 대회 지지자들은 현재의 미스코리아 대회는 외모 말고도 성품이나 특기 등도 함께 고려한다고 말하지만, 기본적으로 외모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미스코리아 대회는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의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서구화되고 획일화된 미의식은 미스코리아 대회만을 통해 퍼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여성의 상품화를 부추기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비판함으로서, 여성의 상품화를 부추기는 사회 전반에 문제제기한다는 그 취지는 좋으나 남성 또한 상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감을 끌어내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남자도 외모가 안 좋으면 다른 게 같은 조건일 경우 여러모로 불리해지는 게 사실이니까요.
이 같은 사실 때문에 남성계 일각에서는 여성의 질투심에 기인한 운동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입장까지 있다고 합니다. 중세 때 마녀로 몰린 사람의 대부분은 가부장적 사회 질서를 논리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과부거나, 남자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미녀였다는군요. 과부의 경우엔 남성 권력이 성적으로 남자에게 예속되어 있지 않으며 성욕에 눈을 떠있는 과부를 껄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이지만, 미녀의 경우엔 여자의 집단 질투 심리 탓이었죠.
현대에 들어서도 빠순이들을 보면 남자 연예인에겐 열광을 보내면서도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질투를 보내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남자의 경우엔 그런 경향이 훨씬 덜하죠. 이런 성향이 선천적인 것인지(남자는 누드에, 여자는 무드에 흥분하듯 뇌구조상의 문제라든지...) 후천적인 것인지(문화적인 것)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같은 성향을 찾아 볼 수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물론 안티 미스코리아를 통해 현재의 편파적인 여성 미의식을 교정하겠다는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남성도 상품화되는 상황일 뿐더러, 남녀가 함께 사는 세상에서 서로의 욕망을 일정 부분은 인정하면서 살아가야할진데 미스코리아 대회 자체를 없에자고 하는 것은 좀 오버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