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원자재 수급차질...잇단 조업단축
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전면 운송거부로 부산항이 마비되면서 ‘물류대란’이 제조업이 몰려있는 전국 지방공단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와함께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도 화물연대 회원들의 동조로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져 수도권 일대의 물류난이 본격화되고 있다.
14일 부산항과 광양항 등을 통해 원자재를 수입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는 이들 공단은 철도와 군트럭 등 대체장비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항만으로 물류가 일부 반출입되더라도 하역과 선적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생산·수출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000여개 업체가 모여있는 수도권 최대공단인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은 이번주부터 수출 및 원자재 수급차질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업체들이 14일 항공화물운송 등 비상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녹산공단, 신평·장림공단이 몰려있는 부산지역공단 피해액은 이날 오전 현재 20여개 기업에서 713만달러(약 85억원)로 추산되고 있지만 부산지역에는 8000여개의 수출 중소기업이 있어 집계가 계속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또 하루평균 4900만달러 수출, 2100만달러 수입물량 가운데 95%를 부산항으로 유통하고 있는 구미공단내 기업들도 13일부터 수출입 제품과 원자재 수송이 중단되면서 LG전자, 대우전자, 삼성전자 등이 제품을 출하하지 못했다. 특히 오리온전기는 부산항의 마비로 TV 브라운관용 유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지 못해 13일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전남 광양항의 항만기능이 마비되면서 수출입업체가 밀집해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의 10개 회사도 조업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수도권 수출입 운송의 심장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도 의왕 ICD는 ICD에 입주한 14개 운송회사 소속 위·수탁지회 조합원 270여명이 운송거부를 벌이며 전날 반출입 물량이 평소 55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40% 수준인 2200TEU에 그쳤다.
경인 ICD 관계자는 “전날부터 위수탁지회 조합원들이 운송을 거부해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며 “조합원이 아닌 화물차주들도 부산 상황이 좋지 않아 내려가길 꺼리기 때문에 예상했던 것보다 여파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부산항과 광양항의 물류 반출입 차질에 따른 국내외 선박회사들의 이탈 방지를 위해 환적화물(목적지로 가기전 다른 항구에 들러 실어가는 화물)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등 비상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또 고건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부산항 컨테이너 기지 등을 방문, 환적화물 물동량 반출입을 독려하는 등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의왕〓김기현·배한진·양성욱기자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