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켜면 부팅하는 데 시간이 걸려 짜증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최신 기종이라도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한다.
컴퓨터의 핵심부품인 기억용 반도체의 성능 탓이다. D램.S램.플래시메모리.하드디스크 등 서너 종류의 반도체나 기억장치가 컴퓨터에 들어 있으며, 제각각 특성이 달라 일어나는 일이다.
속도가 빠르면 제작비용이 비싸거나, 전기를 끄면 정보가 없어져버린다든가 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서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부팅 시간만큼은 기다려야 한다.
이들을 하나로 해결하면 어떨까. M램(Magnetic Random Access Memory)이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억소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컴퓨터를 켜자마자 화면이 뜨고, 전기가 꺼져도 정보가 날아가지 않으며, 하드디스크드라이브도 필요없게 하는 등 기억장치를 평정할 후보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의 크기를 더욱 작게 만들 수 있으며, 정보 저장.읽기가 더욱 편하게 된다.
IBM은 2백56메가 M램을 내년께 선보일 계획이며, 모토로라는 4메가 M램의 시제품을 올해 내놓는다는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실험실 차원의 1K M램을 개발한 상태다. 이들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시기는 2007년께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M램은 D램 등 기존 기억용 반도체와는 정보를 기억시키거나 읽는 방식이 다르다. 자석의 성질을 이용해 전자의 방향이 위.아래 중 어떤 형태로 배열돼 있느냐를 알아내 정보를 읽거나 쓴다.
자석 성질의 영향으로 저항이 높게 생기면 '0', 낮으면 '1'로 간주한다. 전자의 방향은 한번 움직이면 전기가 꺼져도 변하지 않는다. 이는 정보도 그대로 저장돼 있다는 말이다.
M램을 주기억장치로 사용하고, 여기에 컴퓨터 운영프로그램이나 중요 응용프로그램을 깔아 놓으면 컴퓨터를 켜자마자 작업을 할 수 있다.
지금은 주기억장치용 반도체의 경우 전기만 끄면 프로그램과 정보가 날아가버려 하드디스크에 그런 프로그램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불러서 쓴다. 그 부르는 시간을 부팅 때 기다리는 것이다.
기존 D램이나 S램 등은 전자가 많고 적음에 따라 정보를 식별한다. '1'을 기억시키려면 전자의 이동통로를 많이 열어 놓는 식이다. 이들은 정보를 계속 저장하고 있으려면 거기에 필요한 전기를 계속 공급해줘야 한다.
전기가 꺼져도 정보가 없어지지 않는 플래시 메모리는 정보를 읽을 때는 속도가 빠르지만, 기록할 때는 D램보다 무려 1천배 이상 느리고 전기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테라급 나노소자개발사업단 이조원 단장은 "M램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컴퓨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용량으로도 성능 발휘에 지장이 없는 PDA.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기부터 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억용 반도체의 혁신을 불러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방주 기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