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세계영화계 리메이크 판권시장의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56회 칸국제영화제에 참가한 한국영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지난 2001년 ‘조폭마누라’를 시작으로 할리우드 등으로부터 숱한 리메이크 판권 판매 제안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영화의 시나리오와 스토리 컨셉만을 염두에 둔 제안이 밀려들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한국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만큼 해외에 한국영화를 알릴 기회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 코미디영화와 호러영화에 머무른 리메이크 판권 판매 제의가 이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의 시선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한국영화 관계자들은 전했다.
현재 이런 제안의 중심에 선 영화는 칸국제영화제와 함께 문을 연 칸 필름마켓에 나온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장화,홍련’을 비롯해 문화관광부 장관인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 등이다. 이와 함께 지난 99년 개봉작 ‘가위’와 ‘몽정기’ ‘오버 더 레인보우’ 등이 있다.
이미 ‘Three’로 해외영화계로부터 주목받은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은 한 가족의 감춰진 비밀을 중심으로 기괴한 공포 분위기를 그려나가는 컨셉이 리메이크시장 바이어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오아시스’는 미국 모자이크사를 매개로 2개 메이저 스튜디오와 리메이크 판권 협상 중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15년 동안 갇혀 산 한 남자의 복수기 ‘올드 보이’도 그 내용상 다양한 장르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메이크 판권 판매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몽정기’ 역시 10대들의 성적 환상과 성장을 다룬 ‘아메리칸 파이’와는 또 다른 성장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버 더 레인보우’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중독’의 경우 ‘빙의’라는 미스터리한 소재가 긴장감 있는 이야기로 재해석될 여지가 많아 이미 2월 미국 스핏파인사와 리메이크 판권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리메이크시장 바이어들이 한국영화에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부터. 당시 전국 800만명의 관객을 모은 ‘친구’를 비롯한 한국영화는 5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크게 키웠다. 이때부터 한국영화는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와 맞물려 해외 필름 바이어들은 한국영화의 상업성과 흥행성에 주목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조폭마누라’ ‘엽기적인 그녀’ ‘달마야 놀자’ ‘가문의 영광’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등 국내 흥행에 성공한 8편의 영화가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했다.
‘조폭마누라’와 ‘달마야 놀자’ 등의 해외마케팅을 맡고 이곳 칸에 온 서영주 씨네클릭 아시아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한국영화 시장의 성장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또 ‘가위’ 등의 해외마케팅 담당 박이범 튜브엔터테인먼트 해외팀장도 이곳에서 “한국영화가 그만큼 충분한 상업적 코드를 가지고 있음이 입증된 것이며 리메이크 작품의 본편 필름 역시 이런 추세에서 해외의 시선을 받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칸(프랑스)=윤여수 tadada@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