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을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하자”, “내가 경찰청장이라면 정신병자을 모두 총살시킬 것”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이후 이러한 섬뜩한 내용의 글들이 '다음 카페' 추모게시판에 쇄도하였다. 지난 2월 발생한 이 사건이 50대 중풍 정신질환자의 소행으로 전해지자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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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심각해지자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전체 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와 직접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며 자제를 호소했으나 비난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지나칠 정도라며 우려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정신과 이영문 교수는 2002년 10월 8일자 기사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1차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통해 입력된 것으로 본다”며 ‘정신질환은 불치병이다. 위험하다. 유전병이다. 같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흔한 편견이라고 지적한다.
정신장애인 범죄율 일반인 보다 낮아
이번 방화 사건으로 인해 정신장애인들의 범죄가 부각되면서 장애를 반사회적 행동과 연결시키려는 선입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통계적으로 정신질환자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우발적 범행을 더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오인시키는 보도가 더욱 문제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2000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일반인의 범죄 발생률이 10만명당 2545명으로 2.5%인 반면 정신질환 장애인 범죄율은 전체 17만6396명 가운데 3201명인 1.8%로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동남병원 정신과 이시형 박사는 2003년 2월 25일자 란 글에서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방화범 김씨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이라면서 일반적인 우울증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한의사협회 등도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김씨는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었을 뿐 정신질환자가 아니다"면서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가 드문 우울증 환자들이 ''예비 범죄자''로 취급받아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집 앞에 정신병원 NO!”
국민들이 갖고 있는 편견으로 인해 정신질환 전문치료병원이 '혐오시설'로 분류되고 있는 현실 또한 문제다. 작년 경기도 일산에 정신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을 세우려던 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 있었다. 또 정신질환 전문병원인 국립서울병원은 혐오시설로 인식돼 몇 년째 이전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보건복지센터 정광하 간호사는 "사무실 얻기가 정말 힘들었다"며 "건물주에게 정신질환 재활치료기관이란 말을 하지 않고 입주했다"고 말했다. 전문치료시설이 환자수에 비해 턱없이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은 남의 일이라며 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 사회의 편견과 이기적 단면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
정신질환자수 국민 10명 중에 한 명 꼴...완치율 60~70%로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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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정신질환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환자조차도 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치료시스템의 문제점 등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정신질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결코 위험한 존재가 아니다. 정신질환 중 가장 심하다는 정신분열증 환자도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정상인으로 회복 될 확률이 60~70%에 달한다. 정신질환도 유전적 소인은 있으나 색맹 같은 유전병도 아니다.
정신장애인 70~80% 치료조차 받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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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의 70~80%는 치료를 받지 않는다.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 접근성이 떨어지는 치료시스템과 국가의 허술한 관리 등 복합적인 이유로 오늘도 정신질환자는 늘어가기만 한다. 특히 환자들의 대부분은 만성질환인 데다 65%가 의료보호 대상으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게 하려면 약값, 진료비 등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다양하고 접근성 높은 치료 시스템 활성화되야
일본에서는 보호자가 없거나 환자의 가족이 치료친권을 포기한 경우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보호자가 되어 치료친권을 승계한다. 영국 정부는 정신장애인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편지를 수시로 보내어 치료를 권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헐리웃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알코올 중독자들의 자조모임 장면이나 정신질환 환자들이 쉽게 사회복지사나 카운셀러를 찾아가 상담받는 장면들은 미국에서 매우 흔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급속한 사회 변화에 맞춰 치료 방법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미술이나 음악, 각종 놀이 등을 치료의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낮병원과 정신질환센터를 중심으로 선진적 치료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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