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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미디어 속 이주노동자 ‘불쌍하거나 범죄자’

 


7회 인권영화제(www.sarangbang.or.kr/ hrfilm, 5월 23일∼28일)가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주제로 국내 이주 외국인들의 애환을 영상에 모았다.
현재 국내에는 대략 40만 명의 이주 노동자가 살고 있지만 신문과 방송에는 한국인에게 매를 맞는 불쌍한 사람이나 한국인에게 사기를 치는 비열한 범죄자 등 두 갈래의 극단적인 모습만이 소개돼 왔다.

1994년 이주노동자들의 시위를 기점으로 이주 노동자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언론은 잘린 팔과 구타로 생긴 상처를 클로즈업하면서 그들의 열악한 인권을 폭로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주 노동자들의 범죄를 부각시켜 부정적인 시각을 유포시키기도 했다.

2002년 12월 부천 외국인노동자의 집이 주최한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한국인의 편견’이라는 토론회에서는 언론의 편파 보도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활동가 이완씨는 “일부언론에서 ‘외국인 노동자 범죄 급증, 외국인 범죄 갈수록 흉포화’등을 제목으로 한 기사를 다뤄 외국인 노동자 집단이 범죄의 온상이고, 내국인의 범죄보다 훨씬 비율이 높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노동자단체 활동가들은 이주 노동자들을 범죄화시키는 태도도 문제지만 이들에 대한 언론의 동정어린 시각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부천 외국인 노동자의 집 이란주 팀장은 “외국인 노동자 인권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이 외국인 노동자를 불쌍하고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만들어 은연중에 원래 우리보다 못사는 열등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영상교실을 운영하는 이주노동자 프로젝트 ‘믹스라이스’(www.mixrice.org) 조지은 씨도 “언론이 이주 노동자의 자발적인 모습을 다루지 않고 수동적인 모습만을 보여준다”며 “이주 노동자들을 ‘우리’와 동등한 주체가 아닌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언론의 태도는 이주노동자를 ‘우리’와는 다른 존재로 분리시키는 효과를 갖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가 자신의 요구를 주장할 때 극존칭을 쓰지 않음에도 언론이 의도적으로 ‘때리지 말아주세요’ 등의 극존칭을 사용해 읽는 사람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신분이 낮다는 느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처우 개선성 폭로보도와 범죄보도의 혼재 속에서 최근 2~3년부터 의 ‘아시아! 아시아!’를 비롯해 이주 노동자의 적응, 한국인과의 관계 등을 다룬 시사오락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이주 노동자에 대한 전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시혜의 태도에 머물거나 제도개선 문제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아시아! 아시아!’의 이민호 PD는 “제도를 언급할 경우 역효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감정에 호소해서 국민들이 피부로 와닿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감성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도 우리하고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줘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각을 바꾸자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강조했다.

믹스라이스 장효정씨는 “이주 노동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시혜의 시각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선민 기자 jasmin@mediatoday.co.kr


written by (guy2002)
2003-05-28 0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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