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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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김희영 편저 이야기 중국사-_-

유비, 조조, 손권이 종횡하던 삼국 시대를 끝낸 서진은 영가의 난, 팔왕의 난으로 국세가 기울게 되고 결국 북방 유목 민족들의 침입으로 4세기 초 중원을 내주고 강남으로 쫓겨가게 된다. 그 뒤 중원 즉 지금의 화북은 북방 유목 민족들에 의해 점거되고 이른바 5호 16국 시대가 열린다. 5호 16국 시대를 육조 시대의 일부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육조 시대라는 시대 구분은 지나치게 한족 중심주의적인 발상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5호 16국에서 5호라 함은 주요 북방 유목민족의 수이고, 16국은 주요한 국가들을 뜻한다. 5호는 훈족, 갈족, 저족, 강족, 선비족을 뜻한다. 5호 16국 때 고구려는 중국의 분열 상을 이용하여 국세를 크게 떨쳤는데, 광개토대왕이 이때의 대표적인 군주이다.
서진을 멸망시킨 나라는 훈족(흉노)이 세운 한나라는 유총이 죽은 후 전조와 후조로 나뉘게 된다. 갈족이 세운 후조는 훈족이 세운 전조를 멸망시켰다(329년). 후조의 창업주 석륵은 제법 유능한 군주였다. 그러나 석륵이 죽고 난 뒤 즉위했던 석륵의 아들 석홍은 곧바로 석호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이 석호는 5호 16국 시대에 가장 유명한 폭군이다(333년).
석호가 행한 악행들은 악마적이기까지 하다. 이는 한족이 역사 기록의 방식으로 체택한 이른바 춘추필법(한족에게 유리한 것은 과대포장하고, 한족에게 불리한 것은 깍아내리는)이 끼어든 결과이겠으나 모든 기록이 거짓은 아닐 것임을 생각할 때 석호는 확실히 폭군이라고 아니 할 수가 없다.
석호는 궁녀의 목을 자르고 그 목을 접시에 올려 놓는가 하면 쇠고기, 양고기와 함께 섞어서 찟어 먹기도 하였다. 석호는 여러 아들 중에서 특히 석도를 좋아했는데,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그의 자식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 석선이 석도를 죽였다. 그러자 석호는 석선을 붙잡아 석선의 목에 쇠고리를 채워 창고 속에 처넣어 여물통에서 식사하게 하고, 처형 때에는 석선의 머리털을 뽑고 혀를 뺀 후 도르래줄로 꼭꼭 묶어 손과 발을 자르고 눈을 으깨고 배를 도려 낸 다음 사방에서 불을 질러 태워 죽였다고 한다. 또한 석호는 석선의 처자 9명도 모두 죽였는데 이들은 바로 자신의 손자들이었으나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죽였다. 진시황은 이사를 죽일 때 눈, 코, 귀를 도려내고 팔, 다리를 자른 다음 허리를 채찍으로 끊어 죽였고, 여태후는 척부인에게 눈, 코, 귀를 도려내고 목을 붓게 하고 팔, 다리를 자른 다음 그 상태로 돼지우리 속에서 사육시키는 벌을 내렸지만, 진시황에게 이사는 신하였고 척부인은 여태후에게 연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석호는 더욱 잔인한 행동을 한 셈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황제를 칭한 석호는 동진을 치기 위해 징병제를 실시하고 병사 5명을 한 조로 하여 각 조에서 수레 1대, 소 2마리를 내도록 했다. 이 외에도 1인당 쌀 15말, 비단 10필 씩을 내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 하는 자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목을 베니 백성들은 죽음을 면키 위해 자식까지 팔았다고 한다. 석호는 미녀를 잡아다 첩으로 삼고 궁전 증축 공사에 백성들을 마구 혹사시켜 폭풍우가 몰아쳐도 공사를 강행하여 참사가 속출하였다.
석호가 죽은 뒤 반란이 연이어 일어났다. 석호의 아들은 13명이었고 손자는 38명이나 있었지만 형제 간의 왕위 쟁탈전 및 그 뒤를 이은 한족인 염민의 찬탈로 일족이 전멸당하는 참화를 당했다고 한다.
석호의 정치로 민족 간의 감정은 극도로 악화되었다. 염민은 황제가 된 뒤 갈족들을 모조리 내쫓은 다음, 석호의 한족 말살 정책에 대한 앙갚음으로 갈족 말살 정책을 취했다. 3일만에 갈족 20만 명이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