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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숨가쁘게 달려온 100일

 


‘마라톤 주자가 100미터 단거리 선수처럼 달려온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청와대 관계자가 토해 낸 소회다. 그만큼 지난 석달여 동안 앞만 보고 전력질주를 해왔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100일을 되돌아 보면 그의 말이 틀린 게 아니다. 노 대통령은 취임 뒤 장·차관 인사를 시작으로 ▲검사와의 생방송 토론 ▲대북송금 특별법 공포 ▲이라크 파병 결정 ▲국회 국정연설 ▲국민과의 토론 ▲한·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들을 치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인사시스템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강력한 개혁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정운영 스타일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폐쇄적이었던 국정 운영 방식을 투명하게 탈바꿈시키고, 탈권위주의의 새로운 문화창출을 꾀하기도 했다. 상생의 정치를 표방하며 대(對)의회 관계의 변화도 추진했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대국민 직접대화를 통해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려 애를 썼다.

하지만 이러한 노 대통령의 변화 노력에도 불구, 지난 100일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KBS 사장 인사파문과 북핵 3자회담에서의 한국배제 논란, 물류대란, 방미성과를 둘러싼 대미 저자세 외교 공방, 5·18 한총련 사태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태를 겪어야 했다. 여기서 드러난 이익집단간의 첨예한 갈등은 참여정부가 강조해온 ‘국민통합’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또 측근 참모였던 안희정씨의 나라종금 로비의혹과 친형 건평씨의 부동산 투기의혹 등은 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대통령 스스로 수많은 설화(舌禍)를 자초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은 ‘끝나지 않은’ 언론과의 전쟁으로 계속 증폭되고 있다. 도처에 깔린 지뢰를 밟으며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을 보내 온 것이다.

이는 참여정부가 선언한 ‘과거 정권과의 차별화’가 여전히 현실에 착근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변화의 시도는 신선함과 기대를 주었지만 혼돈과 시행착오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것이다 . 이 때문에 국정 시스템의 위기, 더 나아가 국정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급기야 출범 100일도 되기 전에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까지 맞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현 상황 타개를 위한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새 정부가 연착륙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동정론을 제기하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인식이다. 반면 “이 정부가 과연 5년을 버틸 수 있겠느냐”라는 극단적 우려를 드러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현 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의 ‘참여와 개혁’노선의 최종 귀착지가 어디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그 열쇠도 노 대통령과 새 정부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이다.

김교만기자 diki@munhwa.co.kr


좋은친구♬~
2003-06-01 15: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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