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X’가 위기의 소니를 구해 낼 수 있을까.
일본 소니는 지난주 ‘다기능 게임단말기’인 ‘PSX’를 발표했다. 소니는 3주 전에는 ‘PSP’라는 휴대용 게임기를 발표했었고, 2주 전에는 바로 이 PSX에 들어갈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 3년간 5000억엔을 투입하겠다는 발표를 했었다. PSX는 이런 모든 발표의 결정판인 셈이다. 도대체 소니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황급하게 발표 퍼레이드를 열어야 했을까?
지난 4월 말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소니 쇼크’가 일어났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일본의 모범기업으로서 순항하던 소니가 올 들어 갑자기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1~3월에만 1650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것. 게다가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소니를 지탱해오던 ‘바이오’ 컴퓨터와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기를 이을 주력상품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최첨단 이미지였던 소니가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TV분야에서는 경쟁업체에 뒤떨어지는 등 낡은 이미지가 돼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소니 쇼크’로 닛케이 평균도 폭락, ‘버블 후 최저치’를 경신했었다. 닛케이 신문은 사설에서 ‘소니 너마저도!’라며 경악했다.
이번 PSX의 발표는 ‘미래의 주력상품이 없다’ ‘낡은 이미지다’에 대한 소니의 공격적인 대답이다. PSX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의 후속 기종이지만, TV·DVD리코더·DVD플레이어·컴퓨터·게임기를 하나로 묶어 놓은 복합상품이다.
일본 업체들은 그동안 컴퓨터를 중심으로 하는 ‘업무 네트워크’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TV를 중심으로 하는 ‘가정 네트워크’라는 개념을 주창해 왔다. 사무실은 ‘마이크로 소프트’가 장악할지 몰라도 가정은 일본이 장악할 것이라는 주장이었고, PSX는 그 첫 단계로서의 의미다. 소니로서는 그룹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도박인 셈이다.
소니의 도박이 성공할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DVD·하드디스크 리코더의 경우 아직 일본에서도 10만엔이 넘는 고가상품으로 가격 여부에 따라서는 큰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DVD플레이어가 달린 ‘플레이스테이션 2’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DVD플레이어를 산다”는 기분으로 구매에 나선 경험도 소니는 가지고 있다.
(동경=최흡 특파원 pot@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