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출범 100일 기자회견…"문제있으면 법대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100일에 즈음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부터는 국정의 중심을 경제안정, 그 중에서도 서민생활의 안정에 두고 모든 노력을 쏟겠다”면서 “특히 서민생활의 가장 큰 적(敵)인 부동산 폭등은 기필코 잡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 소유 용인땅을 둘러싼 특혜시비, 형 건평씨의 부동산 의혹 등과 관련, “이기명 선생이든 건평씨든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위법이 있으면 처벌받겠다. 조사해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와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의혹을 제기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흔히들 있는 일상적 거래내용을 갖고 마구 의혹만 제기하면 어떻게 견디겠느냐” “새까맣게 신문에 다 발라서 큰 일이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말하는 등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때때로 화가 나는 일이 있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하겠다”면서 “기사에 대해 대응할 것은 하겠지만 그 밖의 다른 수단은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보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북한의 핵보유 가능성은 주로 미국의 정보분석가 입을 통해 언급됐고 아직 한국 정보기관은 이를 단정적으로 말할 만한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공식견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불용 및 평화적 해결, 북한 개방 지원 등을 언급한 뒤 “이런 큰 원칙의 큰 틀은 한·미 간에 굳건하게 합의된 원칙”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은 대화의 상대라고 생각하며 대화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논란 중인 신당창당 문제와 관련,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으나 “민주당의 정통성은 그대로 살려나가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지역성은 해소하거나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당분간 개각이나 청와대 보좌진 개편 의사가 없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최근 우리는 그동안 누적돼 왔던 많은 사회 갈등의 분출을 경험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질책과 비판도 받고 있다”면서 “저와 정부의 잘못도 적지 않았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 모든 분야에서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관행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변화가 일부에선 혼란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저는 이를 과도기적인 현상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신정록기자 jrshi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