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6일부터 9일까지 권양숙 여사와 함께 일본을 국빈 방문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양국간 우호증진, 무역과 투자협력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한다
반기문 보좌관이 밝힌 방일 일정에 따르면, 두 정상은 방일 이틀째인 7일(토) 정상회담 종료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정상간 합의사항 등을 포함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6일 일본 도착 직후 영빈관에서 아키히토(明仁) 천황 내외를 만나 함께 황궁을 예방한 뒤에 천황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방일에서 7일(토) 도시바, 미츠이, NEC 등 한국에 투자한 일본기업 CEO(최고경영자) 20여명과 간담회를 갖는데 이어, 8일(일)에는 일본 경제5단체가 경단련 회관에서 공동 주최하는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그 세일즈에는 '노무현이라는 신상품'도 포함된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솔직한 대화'라는 '타운 홀 미팅'
노 대통령은 또 8일 오전 650명의 재일동포를 초청해 동포간담회를 가진 뒤 오후에는 일본 TBS(도쿄방송) 텔레비전 방송의 "보도특집 스페셜 '한국 노무현 대통령과의 솔직한 대화'"라는 제목의 특별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 국민들과 직접 대화의 시간'을 갖고, 9일에는 일본 중의원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특히 '타운 홀 미팅'(TOWN HALL MEETING) 형식으로 진행되는 '한국 노무현 대통령과의 솔직한 대화'는 '일본판 국민과의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3박4일 방일 일정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일요일인 8일 오후 일본의 대표적인 민영방송인 TBS가 특별 스튜디오에 마련한 '일본 시민과의 대화'라는 특별 프로그램에 참석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국민들과 직접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기본 컨셉은 일반시민과 대통령과의 직접대화이다. 따라서 '타운 홀 미팅'에서 노 대통령은 일본의 대학생, 농어민, 주부, 간호사, 기업인, 샐러리맨 등 10대부터 70대까지 각계 국민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직접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TBS측은 이 특별프로그램을 도쿄뿐만 아니라 오사카, 후쿠오카 등 3곳의 스튜디오를 리얼 타임으로 연결해 일요일 오후 3시30분부터 5시까지 녹화 방송한 뒤에 5시30분부터 7시까지 전국에 방영할 예정이다.
TBS측 관계자의 귀띔에 따르면 오사카 거리의 시민들이 도쿄의 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는 장면도 있다. 참석자와 질문자는 TBS가 응모를 받아 결정한다. 그러나 한국엔 미리 질문 내용을 알려주지 않아 노 대통령은 즉석에서 답을 해야 한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답변 등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능력을 검증받는 자리가 된다는 의미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중 단독 인터뷰에서 김정일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이끌어내 주목을 끈 바 있는 TBS측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고 일본 대중에게도 가장 친숙한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한국 대통령의 프로그램 출연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 특별프로그램에는 그 동안 클린턴 미국 대통령(98년) 주룽지 중국 총리(2000년) 고이즈미 일본 총리(2002년) 등이 출연한 바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사회 진행은 98년과 2000년의 '타운 홀 미팅'에서도 사회를 맡았고, 일본 '타운 홀 미팅'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뉴스캐스터 츠쿠시 테쯔야(筑紫哲也)씨와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뉴스캐스터 타마루 미스즈(田丸美壽壽)씨가 담당하게 된다. 시청자의 질문도 팩스나 인터넷 접수를 통해 츠쿠시 테쯔야씨가 질문하게 된다.
TBS측 "노 대통령이 일본 국민 직접 설득할 좋은 기회"
TBS 서울지사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본사에서는 1달 전부터 '타운 홀 미팅'에 출연할 시민들의 신청을 받아 일본 경시청의 신원확인 등을 거쳐 질문이 특정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다"고 준비과정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참가자의 선택방법에 대해서는 개인이나 방송제작의 노하우 관계상 공표하지 않는다"면서 "TBS의 책임 아래 참가자를 선택하고, 방송에 참가시키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가장 관계가 깊은 이웃나라 최고 지도자가 일본 시민과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은 한일교류의 역사에 있어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면서 "일본 시민의 질문만이 아니라 때로는 '호기심 많은' 노 대통령이 일본 시민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질문하는 것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출연인 데다 노무현 대통령이 고이즈미 총리와 '코드'가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본 국민의 관심이 크다"면서 "노 대통령으로서도 일본 국민을 상대로 직접 설득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당 기자 (dangk@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