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맹국들에도 '자주' 필요성 일깨워
(워싱턴 =연합뉴스) 주한 미군의 역사적인 재배치 추진은 북한에 대해 핵 억지력의 당위성을 교훈으로 남겨준 셈이라고 독일 dpa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주한미군 재배치 관련 분석기사에서 미 정부가 미군을 '북한의 볼모'로부터 자유로운 후방으로 재배치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공격 등 대북정책에서 유연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런 상황에서 얻게 된 교훈은 "당신(북한이나 이란)이 핵을 갖고 있다면 그대로 보유하고, 없다면 미국의 침공에 대비해 핵무기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 동맹국이자 당사자격인 한국의 충고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재배치 계획을 발표한 점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워싱턴 당국자들로부터 '존중' 또는 적어도 '관심'이라도 갖게 할 수 있는 자주 역량을 갖추는 것이낫다는 교훈도 던져주는 것이라고 통신은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주 최전방 주한 미군의 후방 재배치 방침을 공식화했다. 한미 양국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동안 '비무장지대(DMZ)에 배치된 3만7천명의 미군이 북한의침략시 자동개입, 이를 저지한다'는 이른바 '인계철선(trip-wire)' 이론을 중시해왔으나 미국은 사전경고 없이 이를 공식 포기한 셈이다.
국제정책센터(CIP)의 셀리그 해리슨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미국이 미 육군제2보병사단 병력 대부분을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를 '잘못된 이유'와 '그릇된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리슨은 미국이 이 문제를 (정전 당사자중 하나인) 북한과 상호 합의의 형태로결정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이 병력을 동시에 후방에 재배치하기로 합의했다면 한반도 긴장이 크게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 정부는 그러나 남.북한과의 교감 없이 갑자기, 또 일방적으로 미군 재배치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DMZ 양측 모두에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긴장이 오히려 격화되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해리슨 국장은 지적했다.
해리슨 등 한반도 전문가들은 재배치가 백악관의 북한 공격 명령시 미군에 융통성을 부여해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관측통들은 또 이번 결정은 국방부가백악관의 승인하에 대외정책에서 (국무부보다) 주도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부시 행정부에 의해 '악의 축' 국가로 규정된 북한이이라크식의 공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또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핵 억지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교훈으로 던져준다는 것이다.
통신은 미 국방부가 이라크를 목표로 삼은 것은 미국이 공격을 실행할 수 있었기 때문인 반면 이란과 북한은 나약하지 않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공격)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duckhwa@yna.co.kr
연합뉴스 2003-06-10 15: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