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대일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관련법 제정을 추진 중인 일본 정부를 직접 지원하고 나섰다.
미일 차관급 전략대화와 스리랑카 부흥개발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방일했 던 아미티지 부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을 야구에 비유하며 자 위대 파견을 촉구했다.
그는 “1991년 걸프전 때 일본은 거액의 자금제공을 했지만 야구로 치면 관중석에서 구경만 한 것”이라며 “경기장에 내려와(get down on the ba seball diamond) 플레이를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투수나 포수의 역할은 아니지만 경기장에 나오는 결단을 해준 것은 대단히 기쁘다”면서 자위대의 이라크 후방지원을 “1루수나 유격수의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도쿄(東京)신문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를 인정해 투 수급의 ‘주역’을 맡도록 촉구하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때마침 당초 의 ‘이라크 인도부흥지원특별법안’에는 들어있지 않았던 무기, 탄약, 미ㆍ영군 병력의 육상수송이 자위대의 임무로 추가된 것으로 11일 확인됐 는데 여기에도 아미티지 부장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
일본 자위대는 지금까지의 해외 활동에서 “무력행사와 동일시 될 수 있다 ”는 이유로 무기, 탄약 수송 임무는 맡지 않아왔다. 자위대 임무로 대량 살상무기의 해체 등 직접 처리 또는 미군에의 인계도 포함돼 활동영역이 과거에 비해 확대되고 위험도도 높아졌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테러 소탕작전 때는 “Show the flag”(깃발을 보여라)라는 수사로 자위대 함정 파견을 요청했고,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전후부터 “Boots on the ground”(땅 위의 군화)라는 표현 으로 육상자위대 파견을 종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유사(有事)법제를 적극 지지해온 그는 이번 미일 차관급 전략대화 에서도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고 바람을 잡았다.
이 회담에서 그는 북한 핵 다국간협의, 유엔 안보리 개혁, 미사일방어(MD ),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미군 재배치 등에 대해 일본과 긴밀히 협의하겠다 고 밝혔다.
1983~89년 국방부 근무 시절부터 미일 안보정책에 관여해온 아미티지 부장 관은 부시 정권의 대표적인 ‘지일파’로서 일본 정부가 가장 긴밀하게 모 든 문제를 상의하는 상대다.
이로 인해 일본 내에서는 “너무 아미티지 한 사람에게만 의존한다”는 지 적도 나온다. 또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대표가 얼마 전 국회에서 “금 붕어에 붙어다니는 똥”이라고 꼬집은 것처럼 지나친 대미 추종외교를 비 판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일보 2003-06-11 18: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