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에 참석하느라 핸드폰을 진동 모드로 돌려놨는데 갑자기 진동이 울려 조심스럽게 확인하니 국제전화라 궁금증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전화기 뚜껑을 여니 갑자기 수화기 속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충성, 이병 케빈 아버지께 백일휴가를 보고합니다."
케빈은 군대간 아들의 영문 이름입니다. 물론 한글 이름도 있지만 여기서는 본명을 밝히기 뭣하니 그냥 케빈이라고 합니다.

그 녀석이 봄이라고는 하지만 전방의 산등성이에는 눈이 그대로 남아있던 지난 3월 초 306보충대로 입대했는데 벌써 백일 휴가를 나온 것입니다.

그 녀석은 초등학교를 졸업 후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제가 해외로 발령이 나자 외국으로 나와 고등학교까지를 외국에서 다녔습니다.
물론 언어문제로 학교생활에 어려움도 많았을 겁니다. 고등학교를 마친 후 외국에서 계속 공부를 하느냐 아니면 국내로 진학을 하느냐로 고민도 했지만 제 뜻을 따라 국내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예민한 시기를 환경이 다른 외국에서 생활한 관계로 국내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휴학을 하고 올해 현역 입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전화로 들은 이야기로는 얼굴이 많이 타서 알아 보기 힘들고 체중도 7Kg이상 줄었지만 견딜만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습니다.

가수 유승준의 반성

오늘 뉴스에는 요즘 국내 귀국문제로 의견이 분분한 가수 유승준의 사과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자신은 12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공익요원 근무를 하면 미국영주권을 포기해야하며,영주권은 한번 포기하면 비자 받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영주권을 포기한다고 비자 받기가 어렵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수로 한창 인기가 있을 때 군 입대를 하겠다고 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군복무를 하겠다는 것이었는가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사실 그가 허리가 아파 공익요원 판정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TV에 출연해서 현란한 춤을 선보이는 것을 보고 허리 아픈 사람 같지 않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가수 유승준과 외국의 인기가수가 다른 점

요즘 외국의 가수들이 수시로 국내로 들어와 공연을 하는데 유승준씨만 입국을 불허한다는 것은 법에 맞추어 평등하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법은 모르겠으나 제가 생각하기에 외국의 가수와 유승준씨가 다른 것은 외국의 가수는 자기나라에서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우리가 초청을 한 것이고 유승준씨는 외국으로 이민을 갔으나 다시 국내로 들어와 활동을 했고 그 덕분에 우리 나라 최고의 전자회사 전속 모델로 발탁될 만큼 성장하여 청년재벌로 불릴 만큼 돈도 많이 벌었으나 국방의 의무라는 선택 앞에서 그를 성원한 많은 국민들의 여망을 버리고 그는 미국을 국적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에게 던지는 질문 한가지

그가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고 공익요원 근무가 어려워 미국국적을 선택할 당시 국적은 미국인이지만 연예활동은 국내에서 계속하려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니면 미국에서 활동을 하려고 시도했으나 미국의 무대는 피부색이 다른 동양인이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장벽이 있어 뒤늦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국내무대 복귀를 꿈꾸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이 없으면 가족들을 외국에 두고 국내에서 의료보험 혜택도 못받으면서 혼자 군 생활을 하느라 휴가 나와도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저의 아들과 또한 같은 입장에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군 생활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김훈욱 기자 me2u1@orgi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