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이나 `포커'와 같은 사행성 게임이 무선 인터넷 망을 통해 청소년에게까지 무작위로 서비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무선망을 과점하고 있는 SK텔레콤ㆍKTFㆍLG텔레콤 등 메이저 이동통신 업체들은 `고스톱'과 `포커' 게임이 성인용(18세 이용가) 콘텐츠로 분류돼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네이트'를 검색해 본 결과 15일 현재 `다운로드 톱 20' 코너에서만 총 7종의 `고스톱' `포커'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이 코너를 통해 `맞고지존' `폰고도리' `고스톱짱' `포커짱'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었으나, 대부분 게임에 이용 등급을 표시하지 않고 아무런 인증절차 없이 판매(다운로드)하고 있다.

KTF(대표 남중수) 또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멀티팩'을 통해 `깨미오 고스톱' `엠게임 맞고' `ANC고스톱' 등 12종의 사행성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멀티팩' 베스트게임 코너에 올라와 있는 이 게임들은 모두 등급 표시가 돼 있지 않았으며, SKT와 마찬가지로 성인인증 절차를 밟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T텔레콤(대표 남용)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지아이'에는 SKT나 KTF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행성 게임의 수가 적었으나, `지존 톱5 & 추천겜' 코너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2종의 고스톱 게임은 등급 표시나 인증절차 없이 무작위로 서비스되고 있다.

특히 본지 조사에서 드러난 사행성 게임은 각 이동통신사 다운로드 순위 상위에 올라온 것들이거나 추천 게임에 포함된 것으로, 실제 순위 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포함하면 각각의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갬블 게임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메이저 이동통신 업체들이 성인용 사행성 게임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고스톱'이나 `포커'와 같은 갬블 게임이 고정적인 매출을 보장해 주기 때문. 모바일게임 개발사들 또한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이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유사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문제는 갬블 게임의 경우 온라인이든 모바일이든 플랫폼을 막론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고 있는데, 이동통신 업체들이 이를 무시하고 청소년에게까지 게임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각 이동통신사의 인기게임 코너에는 유사한 형태의 `고스톱'과 `포커' 게임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창작 모바일게임들의 설자리까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윈회의 황형준 위원은 "대형 이동통신 업체들이 게임 등급을 표시하지 않고 서비스하는 것도 문제지만, 부여받은 등급을 지키지 않고 청소년에게까지 사행성 게임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 행위"라며 "시정을 요구하는 권고문을 발송한 후에도 달라지지 않을 경우 행정 당국에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수 micael@dt.co.kr2003/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