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ㆍ학교 취업시 가장 큰 영향' 36%
휴학을 하고 1년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지방 명문대 경영학과 출신 P모씨(28)는 토익 점수가 900점인데다 회화도 유창하다. 직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에 따라 한 광고 회사에서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군 제대 후 취직을 하려고 1년동안 30여개 기업에 이력서를 냈지만 아직도 취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P씨는 “학벌을 파괴한다는 기업들의 인사정책이 과연 사실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서울 시내 한 여대 졸업반인 K모씨(23). 대학 재학 중에 엑셀 프로그램 관련 자격증을 따는 등 컴퓨터 실력이 웬만한 수준을 넘는데다 영어 회화도 의사 표현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다. 마케팅ㆍ홍보 업무에 관심이 많은 K 씨는 지난 1년 간 민간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강의를 듣고 있다. 다국적 회사에 들어가고 싶지만 국내 기업도 상관없다는 K씨는 졸업 전에 취업을 했으면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K 씨는 “저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남성, 같은 여성이지만 더 좋은 학교를 나온 친구들은 비교적 쉽게 취직이 됐다”며 “여전히 성차별과 학력이 중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일수록 비중 더 높다' 70.6%
구직자와 기업의 ‘취업 요건 체감온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간스포츠와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이달 10일부터 13일까지 전국 구직자 2814명을 대상으로 ‘기업이 채용시 높은 비중을 두는 평가항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학력(20%)과 출신학교(15.8%)가 1, 2위를 차지해 구직자들은 여전히 ‘학벌’이 취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3월 잡코리아가 기업체 인사담당자 14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담당자들은 채용 때 인성(28%) 실무경험(26.4%) 학력(17.6%) 기준으로 채용한다고 대답, 구직자와 기업이 원하는 ‘취업요건’에 괴리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성차별도 있다'도 60%
구직자들이 꼽은 ‘평가항목’ 3위는 외국어 회화능력(12.5%) 전공(12.3%) 직무경험(10.9%) 토익점수(8%) 자격증(5.1%) 인맥(4.4%)의 순. 특히 대기업의 경우 출신학교, 학력에 대한 비중이 특히 높아 구직자의 37.3%가 출신학교를, 33.3%가 학력을 중요하다고 꼽았다.
결혼, 성별, 집안 배경도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별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가 60.1%로 여전히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반증했다. 또 결혼과 취업의 상관성에 대해 여성의 33%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나이도 취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서 취업 때 ‘나이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47.7%) ‘많은 영향을 미친다’(46.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노향란 기자 ranhr@dailysports.co.kr
입력시간 2003/06/15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