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1·뉴욕 양키스)가 마침내 300승 고지를 정복했다.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통산 299승째를 기록한 클레멘스는 4번째 도전 끝에 14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⅔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해 통산 21번째로 300승 기록을 달성했다. 2차대전 이후 9번째이며 놀란 라이언(전 텍사스)이 지난 90년 300승째를 돌파한 이후 13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클레멘스는 이날 10탈삼진을 추가,역대 3번째로 통산 4,000탈삼진 기록도 돌파했다.
통산 300승은 20승을 15년 동안 올려야 세울 수 있는 기록. 따라서 선발 로테이션이 철저히 지켜지는 현대 야구에서는 실력과 체력이 모두 따라줘야 300승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통산 300승 이상을 올린 투수들 가운데 세이브가 1개도 없는 투수는 클레멘스가 유일. 클레멘스는 신인이던 84년 딱 1차례 구원으로 나섰을 뿐 이후로는 선발로만 고정됐다. 그의 300승 기록이 더욱 값진 이유다. 현역 선수 가운데 통산 최다승 2∼3위는 애틀랜타 그레그 매덕스(278승)와 뉴욕 메츠 톰 글래빈(247승).
84년 보스턴에서 데뷔한 클레멘스는 86년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24승(4패)을 올리며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 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92년까지 7년간 무려 154승(평균 22승)을 올리며 사이영상도 3차례(86,87,91)나 수상했다. 하지만 클레멘스는 이후 허리,어깨 등에 무리가 오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93∼96년엔 평균 10승에 그치는 부진에 빠졌다. 소속팀 보스턴은 96시즌 후 FA가 된 클레멘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동부의 명문 보스턴의 영웅이었던 클레멘스는 눈물을 뿌리며 캐나다 변방의 토론토와 계약했다.
하지만 클레멘스를 내친 것은 보스턴의 뼈아픈 실책이었다. 클레멘스는 토론토로 이적한 뒤 2년 연속(97∼98)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그리고는 “월드시리즈 반지를 끼고 싶다”며 뉴욕 양키스로의 트레이드를 자청,99시즌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60승을 올렸다. 2001시즌엔 20승 3패로 통산 6번째(역대 최다) 사이영상을 받았다. 글자 그대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린 셈이다. 41세로 은퇴를 눈앞에 둔 올시즌에도 7승 4패,방어율 3.73으로 여전히 수준급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백호 whitetiger@sportstoday.co.kr
출처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