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청와대 벼락' 사건에 대해 말들이 많다. 청와대 홈페이지와 언론사 사이트 등에는 노무현 대통령 출범 초부터 변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불길해하는 네티즌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벼락은 어디에도 떨어질 수 있는데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15일 서울 지역에는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2시께 청와대 뒤편 산악 지역에 설치된 연막탄 발사장치에 벼락이 떨어져 연막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매캐한 냄새와 연기가 경호실에서 200m 정도 떨어진 청와대 기자실 근처와 정문 앞 경복궁 후문까지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통상 낙뢰가 예상되면 사전에 전기장치로 작동하게 돼 있는 연막탄의 점화장치를 분리하는데 이번에는 직접 연막탄에 낙뢰를 맞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은 불길한 징조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ID가 'archos'라는 네티즌은 "97년 IMF사태의 빌미가 됐던 한보사태가 터졌을 때 청와대에 벼락이 떨어졌다"며 "이번 벼락이 국가의 큰 위기가 있을 것을 경고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pakhosim'이라는 네티즌은 "옛날에는 대궐에 벼락이 떨어지면 변고 중의 변고라며 민심이 흉흉했었다"며 "그래서 임금이 직접 하늘에 용서를 빌었다"고 말했다.
'kookcha'라는 ID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벼락은 아무 데나 때리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 사람들은 정신차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늘이 내린 옐로카드로 알아야 한다"며 "민심이 천심이니 더욱더 신중하게 국정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이외 "노무현 대통령과 하늘이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 "현충일에 일왕을 만나 조상들이 노했다" "신당 창당에 대한 메시지가 아니냐" 등 각종 의견이 쏟아졌다.
6·15남북정상회담 3주년이 되는 날에 발생해 이와 관련짓는 네티즌도 있었다. ID가 'qufkr'이라는 네티즌은 "노무현 정부의 남북관계가 험난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번 벼락에 몹시 찜찜해했다.
반면 청와대 벼락사건에 대해 별일 아닌데 호들갑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단순한 자연현상을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낙뢰'라는 말도 있는데 굳이 '벼락'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보니 뭔가 의도를 가진 것 같다"며 "노무현 정부에 괜한 '딴지'를 걸지 말자"며 벼락 사건의 침소봉대를 경계했다. ID 'junghos'라는 네티즌은 "청와대가 바위산과 인접해 벼락이 잦을 수 있다"며 "피뢰침을 설치해 미리 예방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실제 별일 아닌데 청와대가 '벼락 맞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정부 출범 초가 아니었다면 관심도 갖지 않았을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최민규·권오용 기자 bandy@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