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의혹은 가 최근 입수한 총리실 산하 공직기강조사팀 내사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비위자료'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이 보고서는 A4용지 7쪽 분량으로, 전반부 4쪽은 김 법무관리관에 대한 사항이며, 나머지 한쪽은 또다른 군 간부의 비위사실을 적었고, 군검찰수사관의 통장내역서를 증거서류로 첨부했다. 공직기강조사팀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내사한 뒤 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김 법무관리관의 '비위 자료'를 지난해 11월 7일 국방부에 통보한 직후 청와대에도 보고했다. 그러나 국방부 검찰단은 김 법무관리관이 수사관 활동비를 빼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국방부 감사관실도 "법무감실의 국선변호료 수수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장관 서면경고'라는 가벼운 조치를 내려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사실 이 보고서에 적시된 김 법무관리관의 '비위 사실'은 그간 참여연대 등에 의해 수차례에 걸쳐 의혹이 제기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김 법무관리관에 대한 정부 당국의 내사 자료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 검찰단이 이러한 충격적인 횡령의혹에도 불구하고 왜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며 국방부 감사관실은 왜 '장관 서면경고'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했는지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 입수한 이 보고서는 김 법무관리관의 비위사실을 1)공금횡령 2)직권남용 3)군의 정치중립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 3가지로 분류해 놓았다. 내사 보고서는 김 법무관리관이 "검찰수사관(부사관) 45명의 통장과 도장을 대전 계룡대 육본 법무감실에서 직접 관리하면서 1억6천여만원을 사적으로 횡령했다"면서 "김창해는 이 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000을 시켜 거짓으로 변호사들을 초빙하여 교육비를 지급한 것으로 처리했고, 각 군사령부별로 허위 숙박·식당 영수증을 내도록 해 사용 근거를 만들어 두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한 검찰수사관의 진술을 인용해 "김창해에게 직접 찾아가 '우리가 만져보지도 못한 돈에 대해 허위 영수증을 만들어 서류를 조작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따진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김창해는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3군 법무참모('99년), 국방부 법무운영단장(2000년), 육군 법무감 재임시 자신과 잘 아는 사람들의 사건에 대해 부당하게 공소장 변경 등을 지시했다"면서 00사단 허00 준위 총기 부품 든 군용물 절도사건 등 3가지 사례도 적시했다. 이 보고서는 "현재 김창해는 자신이 정치권에 줄이 닿아 있음을 자랑하면서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임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등 군사법 책임자로서의 본분과 군인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망각하는 우려스러운 행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군의 정치 중립 및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김 법무관리관, "허위영수증 작성한 적 없다. 전임자 영수증 처리 제대로 못해..." 하지만 김 법무관리관은 총리실의 내사보고서 내용과 관련 17일 오전 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영수증을 허위로 작성한 적이 없다"면서 "전임자들이 영수증 처리를 제대로 못해 그걸 메워놓으려는 것으로 나와는 관계없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와 관련 김 법무관리관과의 전화통화 내용이다. -총리실 내사 보고서에 횡령 사실이 적시되어 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영수증을 만들었다는 데 사실인가. "그 것 때문에 검찰 조사, 감사원 감사를 2번이나 받았다." -허위 영수증을 만든 사실이 없다는건가. "그런 사실이 없다" -그렇다면 변호사들을 초빙하여 교육비를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거나, 각 군사령부별 허위 숙박·식당 영수증을 내도록 하여 사용 근거를 마련해 두지는 않았나. "그걸 다 얘기하려면 길다. 내가 수사비 횡령한 것이 아니고, 전임자들이 영수증 처리를 제대로 못해 그걸 메워놓으려는 것으로 나와는 관계없다." 이 보고서에서 김 법무관리관의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영수증을 만든 인물로 나와있는 000씨는 17일 오전 와의 전화통화에서 "감사원에서 다 (조사를) 받았다"면서 허위영수증 작성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김 법무관리관을 횡령.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던 참여연대의 이재명 투명사회팀장은 "지난 2월 군 검찰은 김 법무관리관이 수사관 활동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횡령죄를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혔지만, 사적으로 처리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김 법무관리관이 노력한 흔적이 나온 것"이라면서 "군검찰이 수사 의지 없이 관련자 진술만을 토대로 면죄부를 준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또 "직권남용 부분도 법리의 적용문제일 수도 있지만, 공소장을 변경해서 국가의 피해를 초래한 것은 명백히 직권남용"이라면서 "이미 재정신청을 해 두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군검찰 관계자도 "수사관들의 개인통장으로 활동비를 지급했다가 수사관들도 모르게 다시 돈을 인출하는 순간 횡령죄는 성립되는 게 아니냐"면서 "그 돈을 빼서 공적으로 쓰던 사적으로 쓰던 그것은 형량에 참고할 사안일 뿐"이라고 말했다. '비위자료'에 언급된 또다른 한 군간부의 비위사실이 적시된 1쪽 분량의 내용에는 군 검찰 수사관의 활동비를 계속해서 '횡령'해오다가 국회와 언론에서 문제되자 그동안 지급되지 않았던 돈 54만원을 봉급통장으로 보내준 사실과 김 법무관리관의 경우처럼 각종 여비와 출장비를 본인에게 지급하지 않고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공직기강조사팀은 이같은 정황을 감안, 보고서 말미에 "활동비 횡령 등은 육군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불법 예산집행 사례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최근 군장성 수 명이 뇌물수수사건에 연루돼 대거 구속되는 등 군 고위층 인사들의 비리가 잇따라 적발됐다. 이를 두고 군검찰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군 법무조직의 수장조차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군내부 사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병기 기자 (minifat@ohmynews.com) 덧붙이는 글 다음은 총리실 내사 보고서인 '비위자료' 내용 요약이다. ▲공금횡령 ①군검찰수사관(부사관에 한함) 활동비 횡령 -현재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창해는 육군법무감으로 재임시(2000.4-2002.2) 군 수사관 개개인에게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수사관 활동비(1인당 월18만원) 1억6천만원을 횡령한 의혹이 있음. -김창해는 당시 자신의 심복인 000원사를 시켜 전국에 흩어져 근무하고 있는 검찰수사관(부사관) 45명의 통장과 도장을 대전 계룡대 육군본부 법무감실에서 000으로 하여금 직접 관리하도록 하면서 도합 1억6천여만원을 사적으로 횡령함. -한편 김창해는 이 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000를 시켜 거짓으로 변호사들을 초빙하여 교육비를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였고, 각 군사령부별 허위 숙박·식당 영수증을 내도록 하여 사용 근거를 마련해 두었는 데, 이 허위 영수증은 2001년 봄 육본에서 전군 검찰수사관 회의를 열었을 때 군 사령부 선임 검찰수사관들이 김창해에게 제출했음. ②국선변호사비 횡령 현재 군사건 국선변호사비는 건당 10만원 정되되는 돈을 개인 통장으로 지급하게 되어 있는데 김창해는 검찰수사관 활동비 횡령에서와 동일한 방법으로 변호사들의 개인 통장 및 도장을 000으로 하여금 관리하도록 하면서 수천만원을 횡령함. ③여비·출방비 횡령 김창해는 육군본부 법무감실의 각종 여비와 출장비 수천만원을 본인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사적으로 사용했는데, 직원들은 행정실 병사가 가져오는 지출결의서에 단지 도장만 찍었을 뿐 지금까지 돈을 한푼도 만져본 적이 없다고 함. ▲직권남용 -김창해는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3군 법무참모('99년), 국방부 법무운영단장(2000년), 육군 법무감 재임시 자신과 잘 아는 사람들의 사건에 대해 부당하게 공소장 변경 등의 지시를 하였음. ①00사단 허00 준위 총기 부품 등 군용물 절도사건에 대한 개입 2002년 2월 국방부 법무운영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김창해는 이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박00의 부탁을 받고 00사단 검찰부에 불구속할 것과 기소유예할 것을 종용한 사실이 있으며, 이후 법무감으로 취임해서는 항소심 검찰관에게 압력을 행사해 명백히 군형법이 적용될 사건의 공소장을 일반 형법범으로 변경토록 해 벌금형의 선고를 받게 해주고 결과적으로 피고인 허00 준위의 신분을 유지시켜줌. ②서00 중령의 군용물 횡령사건 및 폭력사건에 대한 개입 김창해는 육군 법무감으로 취임해 당시 이 사건을 맡고 이던 항소심 검찰관에 서00(김창해의 육사동기)에게 유리하도록 공소장을 변경하도록 지시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군판사 김00에게 지시하여 군용물 횡령부분을 공소기각 판결하도록 했음. 이후 검찰관이 상고하려고 하자 김창해는 결재를 거부하였음. 한편 서00는 이후 부녀자를 때리는 폭행사건으로 입건되었으나 김창해가 지시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도록 해 줌. ▲군의 정치중립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 -현재 김창해는 자신이 정치권에 줄이 닿아 있음을 자랑하면서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임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등 군사법 책임자로서의본분과 군인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망각하는 우려스러운 행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