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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마운드에 불어닥친 '이승엽 공포'

 


"제발~ 대기록 희생양은 되지말자"

사스(SARS)는 진정되고 있지만 '라이언킹 공포증'은 날로 퍼지고 있다.
확산 범위는 삼성을 제외한 각 구단의 마운드. 지난 11일 롯데에서 처음 징후가 발견된 이래 현대를 거쳐 LG까지 감염된 상태다. 이런 속도라면 다음 차례인 SK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발병 이유는 '한방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고 결과는 '과다 볼넷'. 이 증상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아직 특별히 발견된 게 없다. 일부에서는 '차라리 정면승부를 하라'고 권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포증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며 말리고 있다.
세계 최연소 300홈런에 2개를 남겨놓고 있는 이승엽(27ㆍ삼성)이 상대 투수들의 '피해가기 덫'에 걸려 축하 세리머니가 늦춰지고 있다.
10일 롯데전서 하루 3방을 쏘아올리자 본격화된 '라이언킹 공포증' 덕분에 이승엽은 11일 롯데전부터 17일 잠실 LG전까지 5경기 동안 겨우(?) 홈런 1개만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14일 대구 현대전서 외국인 투수 바워스에게 뽑아낸게 유일하다.
바워스는 경기후 "그가 잘 치는 타자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내 식대로 승부하고 싶었다"고 당당하게 말해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바워스와 달리 이승엽에 오랫동안 시달려온 국내 투수들은 눈치껏 정면승부를 피하고 있다. 300호의 제물이 되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상대 투수들의 이런 신경전에 대해 이승엽은 여전히 '만만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정면승부를 피하면 고마운 마음으로 1루로 걸어나간다는 생각. 마음이 조급해져 괜히 나쁜 공에 손을 대다보면 타격 밸런스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간혹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라이언킹 공포증이 극성을 부리는 와중에 팀은 6연승을 거뒀다. 이승엽이 가장 흐뭇해하는 대목이다.

김형중 기자

서보환
2003-06-18 15: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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