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서울 마포구 합정동 D빌딩. 밤 9시가 넘은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10여명의 소녀 팬들이 건물 앞을 지키고 있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세븐(19).
타이틀 곡 에 이어 후속곡 으로 변신 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세븐을 만나기 위해 YG 소속사 건물 지하실에 위치한 연습실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 99년 ‘가수가 되겠다’며 당시 성산 중학교 3학년이던 세븐이 다짜고짜 양현석을 찾아와 4년 간 수없이 많은 땀을 흘린 장소다. 진한 ‘땀 냄새’가 느껴지는 그 곳에서 이제는 추억이 된 ‘연습생’ 시절의 이야기를 나눴다.
- 처음에 왔던 날을 기억하나.
▲ 99년 (양)현석이 형을 처음 만나 오디션을 본 장소가 여기다. 이 곳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현석이 형은 내게 “내일부터 연습해”라는 무뚝뚝한 반응을 보였다. 처음 1년 동안은 노래를 배우지도 못했다. 춤 연습하면서 광나게 열심히 마룻바닥을 닦았다.
- 연습생 시절과 지금의 달라진 점은.
▲ 연습하던 시절엔 지금보다 시설이 훨씬 ‘꼬졌다’. 마룻바닥도 다시 깔았다. 그리고 예전엔 원타임 지누션 형들을 기다리는 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연습실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는 게 기분 좋은 변화 아닐까.
- 연습생 시절 좋은 기억, 나쁜 기억은.
▲ 우선 나쁜 기억. 정말로 하루 하루를 걱정 속에 연습했다. 연습생이 된다고 해서 가수 데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함께 연습하던 4명의 형들과 우린 일주일 마다 시험을 봤다.
연습실 한 쪽에 소파가 놓여 있었다. 그곳에 현석이 형이 앉아 있고, 우린 그 앞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시험을 봤다. 열심히 춤 추고 나면 현석이 형은 “오늘은 좀 하네, 40점” “그게 뭐냐 4점”이라고 점수를 매겼다.
현석이 형에게 이런 ‘짠’ 점수를 받으면서 ‘언제 가수가 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속에 보냈던 날이 정말 많았다. 늘 걱정은 있었지만 거울을 통해 내 춤을 보면서 ‘좀 늘었군’이란 생각이 들 때면 뿌듯했다.
- 연습실에서 재밌는 추억은.
▲ 연습실에는 감시용 카메라가 달려 있다. 우리가 연습하는 모습을 같은 건물 3층에 있는 현석이 형이 책상에서 볼 수 있다. 가끔 우리가 연습하지 않고 놀고 있으면 형이 위에서 보고 있다 슬쩍 내려 와서 “니들 뭐하니”라며 눈치를 주곤 했다.
이런 말하면 사장님(이때만큼의 호칭은 현석이 형이 아닌 사장님이었다)이 화낼 텐데…. 또 연습실 구석에 있는 소파에 누워 지쳐서 잠이 든 적도 많다. 저녁에 연습하다 지쳐서 소파 위에서 자고 있으면 또 현석이 형이 “자냐”라며 은근 슬쩍 압력을 넣으며 연습을 재촉했다.
- 제일 기분 좋았던 날은.
▲ 첫 방송을 하고 온 날이다. 항상 40점이 최고 점수이던 현석이 형이 첫 방송을 마치고 온 날 “오늘은 90점”이라고 했다. 정말 뛸 듯이 기뻤다.
- 이 연습실에서 요즘은 어떤 꿈을 키우나.
▲ 가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후속곡 을 선보이기가 무척 부담스럽다. 조금 인기를 얻긴 했지만 “정말 노래를 잘 하는 가수”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은 그대로다. 피곤하긴 하지만 게으름 피우지 않으려고 더 자주 연습실을 찾는다. 그리고 1집 노래 너무 좋아서 5곡, 6곡 계속 활동할 거다./ ran@
이경란 기자 ran@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