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도 '작명' 새 트렌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김춘수의 중에서)
지나가는 개를 향해 ‘해피, 메리, 쫑’을 외치면 고개를 돌아본다고 했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를 입력하면 음양오행까지 따져 개 이름을 지어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애견 이름 하나에도 사람 못지않게 신경을 쓰는 시대.
최근 애견 사료 브랜드 시저와 여성 포털 사이트 마이클럽은 ‘애견 이름 자랑’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응모한 개 이름을 통해 요즘 ‘개 작명’ 트렌드를 읽어본다.
▲ “지윤이가 동생야?”
애견은 자식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요즘 애견인 가운데는 ‘신미미‘’이해피‘처럼 개 이름 앞에 자신의 성을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가 하면 아예 사람 이름으로 부르는 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개를 형제 자식같이 생각하는 마음 때문. 길을 가다 “진호야”“지윤아”를 외치면 사람과 개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는 일도 있을 법 하다.
▲ 뜻과 획수까지…어렵다 어려워
개 이름이라고 무시해선 안 된다. 심오한 뜻을 담은 한자로 된 개 이름도 적잖다.
‘부치(富治ㆍ넉넉함을 다스린다)’‘견우(犬友ㆍ개 친구)’‘가호(加護ㆍ보살피고 돌봄)’‘몽치(夢置ㆍ너무 말썽이 심해 꿈에나 두었으면 좋겠다는 뜻)’등이 모두 개 이름.
개들은 이런 주인의 깊은 마음을 알까.
▲ 우리는 한 식구
‘돌림자’를 쓰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개는 보통 대 여섯 마리의 새끼를 한 번에 낳으므로 끝자에 돌림자를 넣어 한 배에서 낳은 새끼임을 알리는 경우도 있다.
‘짱돌 조약돌 벽돌 바윗돌 모래알(막내)’‘철리 둘리 셀리 넬리 달리’가 돌림자를 쓴 경우. 응모한 이름 가운데는 ‘초복 중복 말복’도 있었는 데 이 집 개들은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지는 않을지.
▲ ‘햅쌀’이 된 이유
본의 아니게 이름이 굳어지는 경우도 있다. 다음은 강아지 이름이 ‘햅쌀’이 된 ‘귀 막힌’ 사연 하나.
강아지 이름을 짓느라 며칠밤을 고심한 끝에 ‘햇살’이란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바로 할머니에게 “할머니, 우리 강아지 이름 햇살이에요”라고 말씀을 드렸다.
“오냐~“라고 답하신 할머니가 아빠에게 하시는 말씀. “아범아, 강아지 이름 ‘햅쌀’이란다.”(ID o2aeri)
/임성연 기자 nulpurn@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