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체결된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처음으로 국내로 신병이 인도된 미국인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남태 부장판사)는 19일 2001년 서울 이태원에서 동료 미국인 유학생 제이미 페니치(22·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여대생 켄지 노리스 엘리자베스 스나이더(22)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지난해 미국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미군 범죄수사대(CID) 등이 공동 수사한 뒤 작성한 수사보고서에서는 범죄를 인정했으나 지금은 이를 부인하는 데다 국내 형사소송법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는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김부장판사는 “미국인이라서 달리 법 적용을 한 것은 없으며 국내의 일반적인 상해치사 사건과 똑같은 잣대에 따라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2001년 3월18일 사건발생 직후 10여일 만에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뒤 FBI 등은 미 현지에서 스나이더를 조사, 자백을 받아내 2002년 12월 한국측에 신병을 인도했다.


〈김종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