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안에만 있어도 피부는 탄다. 주말 나들이 길이 즐거웠어도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나면 창가쪽 왼팔이 울긋불긋해지기 일쑤다.
자동차 운전을 할 때 평소보다 자외선을 쬐는 양과 시간이 많아진다. 주말 여행을 떠나면 대개 1시간 이상 운전을 하게 되는데,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은 꼼짝없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자가운전자는 운전때도 꼼꼼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보통 자동차 유리는 자외선 B를 10% 정도 통과시키나 자외선 A는 거의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 안을 ‘안전지대’로 보면 안된다. 옷으로 잘 가리고 있다고 안심해서도 안된다. 합성섬유는 대부분의 자외선을 통과시키며 면티셔츠 등 자연섬유도 자외선을 70%밖에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남부에서 20년 가까이 택시운전을 한 53세의 여성을 조사한 결과 오른쪽 얼굴은 제 나이의 피부를 갖고 있는 데 비해 창가쪽인 왼쪽 얼굴은 60세 이상 되어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는 노출 시간에 비례하며 굵고 깊은 주름·노인성 흑자·피부 건조·모세혈관 확장 등을 유발한다.
한낮 뜨거운 태양 아래서 2시간 이상 운전하면 왼쪽 얼굴·어깨·팔 등 노출부위가 벌개지며 가려움을 느낀다. 차 유리를 통해 들어온 자외선에 의해 화상이나 광알레르기성 습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급성 피부손상과 피부 노화를 유발하고 심하면 피부암을 불러올 수도 있다.
또 자외선은 기미·주근깨·주름도 불러온다. 자외선 차단제는 태양광선에 노출되기 30분 전에 발라야 효과가 있고 자외선 A와 B를 동시에 차단하는 성분이 들어있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하루 중 자외선의 양이 가장 많은 오전 10시~오후 3시 사이에 운전할 때에는 자외선 차단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SPF 15~30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며, 장기간 운전할 때에는 반복해서 발라야 하기 때문에 늘 차 안에 두고 다니는 편이 낫다.
한편 화학소재인 자동차 내장재는 과민성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먼지 속에 있는 ‘집먼지진드기’는 알레르기 환자의 피부병 및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장시간 복장과 자세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땀이 고인 부위에 작은 물방울 모양의 땀띠가 발생하고, 살이 많고 겹치는 부위에 ‘간찰진’이나 ‘완선’이라는 습진이 생길 수도 있다. 조기 치료하지 않으면 진물이 나올 정도로 나빠진다.
자칫 잘못하면 세균과 곰팡이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차 안을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차 안에 있는지 사전에 점검해 없애야 한다. 통풍이 잘되는 편한 복장의 옷을 입어 땀띠나 습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www.anacli.co.kr)
이상준·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대표원장/
[경향신문 2003-06-19 16:2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