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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설] 유괴·납치·조폭… 납치강도 경관

 


[중앙일보] 경찰서 형사계 마약반 형사가 두 차례나 납치강도 후 검거된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시민을 상대로 강도짓을 했다니 국민은 누구에게 보호를 의탁해야 할지 막막하다.

최근 유괴.납치.성폭행.살인 등 강력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민심이 점점 흉흉해지고 있다. 불안감을 느낀 부모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앞에서 자녀들을 데려가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는 진풍경이 여간 예사롭지 않다.


그런가 하면 아들.딸의 위치 파악을 위한 휴대전화 구입이 급증하고, 부녀자들은 가스총을 소지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산하다. 한마디로 치안부재의 상태다. 이런 판국에 경찰관이 낮에는 버젓이 마약범죄를 단속하고, 밤에는 증권브로커와 사채업자를 납치해 금품을 갈취한 것이다.


우선 경찰관이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에 대한 진단이 나와야 한다. 우발적인 사건도 아니고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행동이었다. 경찰의 의식이 어느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찰조직이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도 묵과할 수 없다. '강도' 경관의 구속을 두달 동안 감춘 것과 직업을 무직이라고 발표한 것 자체가 경찰의 기강을 말해준다. 계획적인 은폐라면 경찰서장급 이상이 관여했다는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 경찰서장의 직위해제라는 솜방망이 징계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런 정신상태의 경찰이니 치안이 제대로 되겠는가. 불과 며칠 전에 납치범과 접촉하다 대학생 딸을 가슴에 묻은 가장이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가. 경찰이 딸을 구하리라는 확신이 안 섰기 때문이다. 누가 형사고 강도인지 헷갈리는 상황인데 반인륜적 범죄와 서민생활을 괴롭히는 조직폭력배의 근절이 대통령의 지시처럼 이뤄지겠는가. 경찰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


국민이 유니폼을 입은 경찰을 보면 무조건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치안은 잡힌다. 제발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치안을 확보해 주기 바란다.

출처 : 중앙일보

브레인공작
2003-06-20 02: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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