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양귀비' 하늘에선 안놓친다 산간오지까지 샅샅이"범죄 인식없어 답답" 지난 18일 오후 2시, 대구시 수성구 월드컵 경기장 헬기 착륙장.
경북경찰청 소속8인승 아구스타109C와 5인승 휴즈500D 헬기가 굉음을 내며 이륙을 준비하고있었다.
경북경찰청 마약반 요원들을 태우고 양귀비재배 단속에 나서기위해서였다.
양귀비는 요즘에도 주로 농촌 등지에서 진통제나 가축의 사료 등으로 사용하기위해 소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양귀비 꽃에서 재배되는 아편은 중추신경억제작용이 강해 헤로인 등의 제조원료로 사용되며 남용시에는 도취감, 신체조정력상실은 물론 사망에 까지 이르게 되는 무서운 마약이다.
농민들의 양귀비 재배가 성행하는데도 산간오지여서 단속이 어렵자 경북경찰청이이번에 헬기까지 동원해 팔을 걷어부치고 단속에 나선 것이다.
잠시후 고영배 마약계장과 김정호 주임 등 요원들이 도착하자 헬기는 땅을 박차고가볍게 하늘로 솟아올랐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지도처럼 줄어든 땅위를 내려다보던마약계 김 주임은 “양귀비 꽃봉오리 하나에도 수천 그루를 만들 수 있는 씨앗이나오기 때문에 소량재배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양귀비 종자를 밀거래 시장에 판매하고 그 종자를 길러서 마약을대량생산하게 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륙한 지 40여분이 지난 오후 2시 40분 경북 영천시 신령면 팔공산 자락의 한마을 상공 200미터, 8인승 아구스타 헬기에서 망원경으로 지상을 감시하던 김주임이 다급하게 무전으로 지시를 내렸다.
“앵속(양귀비)로 보이는 작물을 발견했다.
지상 요원들은 현지를 확인하고 보고바란다.” 지상 200여미터 상공에서도 붉은 점같은 양귀비 꽃들이 선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잠시 뒤 대기하고 있던 경북경찰청의 차량들이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는 가옥을덮쳤다.
양귀비 40여주를 재배한 고아무개(69)씨는 출동한 112 순찰차에 연행됐다.
“양귀비 재배 농민들은 대부분 약으로 쓰려고 심었으며 불법인지 몰랐다고말하지요.
하지만 양귀비 대마는 당국의 허가없이 재배할 수 없으며 위반시에는5년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있어요.
이 사실이 널리알려져야 합니다.” 고씨가 연행되는 장면을 묵묵히 내려다보던 김주임은 답답한 표정으로중얼거렸다.
경찰은 이날 단속으로 하룻만에 농가 4곳에서 양귀비 100주를압수했다.
지난달 28일부터 19일까지 3주 동안의 단속으로 검거된 양귀비재배농민은 58명, 압수된 양귀비는 모두 6391주에 이른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한겨레(//www.hani.co.kr),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