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고스톱ㆍ포커 등 사행성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마구잡이로 노출되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으나, 문화관광부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뒷짐만 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을 비롯해 KTFㆍLG텔레콤은 무선 인터넷을 통해 십여종의 고스톱ㆍ포커 게임을 등급표시와 성인인증 절차 없이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속해야할 문화부와 게임물 사후관리 역할을 맡고 있는 영등위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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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ㆍ네오위즈ㆍ넷마블 등 메이저 게임포털 업체들도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사이버머니 현금충전이 가능한 아이템 판매 모델을 도입,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으나 정부와 영등위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현행 등급분류 기준에 따르면 사행성 게임은 사이버머니 현금충전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

또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성인용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이용 등급을 표시하지 않거나, 성인인증 절차를 밟지 않는 것 또한 규정 위반에 해당된다. 이를 어길 경우 해당 업체 대표는 2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화부와 영등위는 최근 몇 달 동안 사행성 게임의 폐해가 속속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문화부 게임음반과 관계자는 "등급분류 규정 위반과 관련해서는 영등위의 보고서(근거자료)가 있어야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며 "영등위가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는 법적 처분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화부와 영등위가 서로 `총대'를 매지 않으려는 것은 등급 규정을 원칙대로 적용할 경우 서비스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등위가 그동안 소규모 업체에겐 등급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온 것을 감안하면 대기업과 메이저 포탈에 대한 제재를 회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무선 콘텐츠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사행성 게임의 청소년들에 대한 해악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게임 개발사 사장은 "최근 고스톱ㆍ포커 등 사행 게임이 광범위하게 서비스되면서 다른 창작게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사행성 게임의 확산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청소년들에 대한 피해는 물론이고 게임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택수기자

이택수 (micael@dt.co.kr)

출처 : 디지털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