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도 다단계 가입이 있다? 가입만하면 20~30% 요금 할인은 물론 이고, 다른 가입자를 받으면 추가 수익도 발생한다는 휴대폰 가입이 인 터넷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내년 초 휴대폰 번호이동성이 도입되고 처음 6개 월 동안은 LG텔레콤에서 번호이동성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을 들어 다 단계 판매업체들이 앞다퉈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실제 몇개 업 체가 활동하고 있는지 파악도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LG텔레콤 측 은 선불카드를 포함, 다단계 조직을 통한 휴대폰 가입자가 10만명이 넘 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판매 방식은 전형적인 피라미드 방식. 가입자를 유치하는 사람 에게는 자신이 유치한 가입자 요금의 20∼30%를 수수료로 돌려주고, 가 입자가 또 다른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해당 가입자 요금 중 몇 퍼센트 를 추가로 준다. 결과적으로 일반적인 LG텔레콤 요금보다 저렴한 가격 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이 판매하는 이동통신 요금은 일반적인 후불제와는 다른 선불카드. 미리 일정액을 지불하고 그만큼 휴대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별정통신업 체들이 이동통신사들과 제휴를 맺어 판매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과 재판매 계약을 맺은 별정사업자로부터 다시 가입자 유 치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여러 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러한 선불제 요금 다단계 판매의 원조격은 KT프리텔. 엔알커뮤니케이 션(구 나라콤)이란 다단계 업체에서 일정량의 KTF 016 휴대폰을 확보, 이를 다단계 판매에 이용,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일반 대리점에 비 해 좋은 조건으로 휴대폰이 판매되면서 문제가 됐었다.

현재 엔알커뮤니케이션 측은 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자사 주장), 여전 히 성업 중이다. 엔알커뮤니케이션 측은 ‘KTF와 계약’을 맺고 일반적 인 선불카드가 아닌 선불 요금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동전화 이용을 위해 여러 번호를 눌러야 하는 선불카드가 아니라 일 정량의 휴대폰 회선을 확보, 이를 전적으로 선불제로 운영한다는 것.

이에 대해 KTF 측은 “독점 계약 주장은 엉터리다. 하지만 엔알커뮤니 케이션 측이 대리점권을 갖고 있고, 과거부터 해온 사업이라 회사측에 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라며 “고객 서비스 센터를 갖추고, 문제 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겉으로 드러난 다단계 휴대폰 가입자만 양사를 합쳐 수십만 명에 이른다.

다단계 판매를 통한 가입이야 자유지만, 업체가 도산하거나 과장된 광 고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LG텔레콤과 KTF 측은 “다단계 판매업체들의 광고에 대해서는 책임지기 어렵다”면서 “고객센터는 물론이고, 각종 대리점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일단 다단계를 통해 가입하면 각종 서비스를 그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일부 업체들은 다단계 판매 방식을 감춘 채, 무료 휴대폰이나 가격 할 인 등을 내세워 가입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LG텔레콤 홍보실 관계자는 “대규모의 다단계 판매가 드러나면 주의를 주고, 가입자를 일반 요금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하지 만 워낙 업체가 난립하고, 이상한 형태의 다단계가 많아 일일이 대응하 기 힘든 게 사실이다. 가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단계 판매 확대에 대해 가입자 확보에만 열을 올린 통신사업 자들의 ‘원죄’라는 지적도 있다. 후발 통신 사업자들이 손쉽게 가입 자를 확보하기 위해 다단계 가입을 방조 내지 조장해 왔고, 그 후유증 을 앓고 있는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