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 등이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컴퓨터를 만드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슈퍼컴퓨터 탑500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슈퍼컴퓨터 500대중 119대가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을 장착하고 있다. 6개월전 같은 보고서에서 인텔기반 슈퍼컴퓨터는 56대로 불과 반년 사이에 인텔 칩을 채택한 슈퍼컴퓨터가 2배로 증가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테네시주, 독일 슈퍼컴퓨터센터에서 연 2회 발간된다.

핵무기 설계에서 영화 제작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용되는 슈퍼컴퓨터는 수천개의 고성능 칩과 이들 칩 사이를 빠른 속도로 잇는 회로의 집합체로 최근까지 휼렛패커드(HP), IBM 등의 독점적인 영역이었다.

이 분야의 새로운 흐름은 인텔 펜티엄이나 AMD 제온 마이크로프로세서, 표준액세서리 칩을 사용한 개인용 컴퓨터와 저렴한 서버를 연결해 층을 쌓는 방식이다. 기존 평행클러스터에서 벗어난 이같은 방식은 세계 3번째로 강력한 컴퓨터시스템을 보유한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델컴퓨터의 기업용 솔루션 책임자인 레자 루홀라미니는 "이번주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업체인 사우디아람코에 인텔 펜티엄3 칩 1820개를 장착한 슈퍼컴퓨터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인텔기반의 클러스터 숫자는 경제성 때문에 급증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32비트 칩을 판매하던 두회사는 64비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은 HP와 손 잡고 64비트 칩인 아이테니엄에 대한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판매실적은 다소 부진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슈퍼컴퓨터 톱500중 19대가 아이테니엄을 장착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인텔은 이날 3.2GHz 펜티엄4를 출시해 속도경쟁에서 경쟁사 AMD에 한 발 앞섰다. 인텔은 또 데이터 저장용량이 아이테니엄의 2배인 코드명 매디슨(Madison)을 개발하고 전기소모량이 기존 칩의 절반에 불과한 아이테니엄 모델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AMD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22일 출시한 옵테론 칩은 인텔 아이테니엄과 달리 64비트와 32비트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소규모 컴퓨터업체들을 비롯해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도 최근 옵테론기반 시스템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윤달련 dry00@dt.co.kr2003/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