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결과 발표 이전부터 업체간 공방을 일으킨 `VDSL 올림픽' 결과가 DMT 칩셋의 전반적인 성능우세로 판가름났다. 이에 따라, DMT 칩셋 업체들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DMT로의 표준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QAM 칩셋 업체들은 시장선발주자라는 이점을 내세워 DMT―QAM 양대 표준로 가자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VDSL 올림픽을 주관했던 미국표준기구(ANSI)는 이번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8월까지 DMT 방식을 미국내 단일 VDSL 표준으로 채택키로 하고, 이를 국제통신연맹(ITU)에 정식 상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ITU가 DMT를 단일 표준으로 채택하게 되면 각국은 이같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DMT 칩셋 업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당초 양대 VDSL 방식인 QAM과 DMT 가운데 단일 규격을 채택하기 위해 ANSI와 영국의 BT, 미국의 텔코디아가 진행했던 이번 성능테스트에는 DMT 업체로는 이카노스ㆍST, QAM 업체로는 인피니온ㆍ메탈링크 등 총 4개사가 참여했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DMT진영인 이카노스와 ST가 대체적으로 QAM 방식에 비해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카노스ㆍST와 DMT 방식의 VDSL 칩셋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칩셋업체 휴커넥스는 이번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DMT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반면, QAM 진영인 인피니온과 메탈링크는 이번 테스트 결과에도 불구, 이미 시장에 QAM 방식이 적지않게 보급된 데다, 세계 최초로 VDSL서비스를 추진한 KT가 QAM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들어 최소한 한국에서는 DMT―QAM 양대 표준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적극 홍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인피니온코리아의 채종욱 지사장은 "이달 말부터 실시되는 KT의 장비성능테스트(BMT) 결과가 나오면 어느 진영이 경쟁력 있는지 판가름 날 것"이라며 "KT의 기준에는 QAM과 DMT 칩셋이 모두 부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이제부터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미 KT는 기존의 2채널 QAM 방식의 VDSL 150만 회선을 설치한 상황이다.
이카노스와 휴커넥스 등 DMT 칩셋 진영은 QAM 진영이 이번 시험에서 불리한 입지를 갖게된 것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공세를 펼 소지가 있다며, 표준화의 당위성과 이점을 부각하는 한편 적극적인 지원시스템을 통해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휴커넥스의 관계자는 "KT가 장비를 값싸게 조달하기 위해 QAM과 DMT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칩셋업체간 출혈경쟁은 불보듯하다"며 "자국 업체가 DMT 칩셋을 공급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DMT를 지원하고 있는 프랑스와 스웨덴의 사례를 KT와 당국자들은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T의 입장에서 DMT 단일 표준으로 기울게 되면 QAM 방식의 VDSL 사업 방향은 전면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그렇다고 국제적인 흐름을 거스르며 QAM을 단일 표준으로 수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양진영의 세겨루기가 첨예해짐에 따라 KT의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허정화 nikah@dt.co.kr2003/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