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브라질이 무너졌다. 월드컵 5회 우승의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혔다.

2002월드컵 우승팀 브라질이 터키의 덫에 걸려 2003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브라질은 24일(한국시간)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벌어진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터키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브라질은 터키와 함께 1승1무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서 뒤져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일찌감치 4강 진출을 확정지은 카메룬은 미국과 0-0으로 비기면서 2승1무를 마크,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이번 대회 4강은 프랑스-터키,카메룬-콜롬비아의 대결로 좁혀졌다.

비기기만 해도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터키는 초반부터 튼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노린 반면 반드시 이겨야만 준결승에 진출하는 브라질은 파상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브라질은 전반 23반 하프라인에서 한 번에 연결된 볼을 아드리아누가 가슴 트래핑 후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며 골기퍼 키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허를 찔린 터키는 전열 재정비에 나섰지만 좀처럼 반격할 기회를 찾지 못하다 후반 들어 공세 일색의 브라질 허점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터키는 후반 미드필더 수를 늘리고 전반 35분 볼칸 대신 투입된 터키리그 득점왕 오칸 일마즈를 전방에 배치시켜 공격에 무게를 실으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터키는 후반 7분 카라데니즈가 골키퍼를 넘기는 재치 있는 골로 균형을 이룬 뒤 후반 35분에는 바슈튀르크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일마즈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가볍게 골문으로 밀어넣는 역전에 성공했다.

다급해진 브라질은 총공세를 펼쳤으며 인저리타임에 호나우딩요가 밀어준 볼을 알렉스가 아크 정면에서 강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엮어냈다. 하지만 이미 4강 진출은 물건너간 뒤였다.

/최현길 choihg@sportstoday.co.kr

출처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