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 중 74.7%는 햇볕정책의 방향에 기본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에 대해선 국민들의 절반 이상이 호감을 가지고 있으나, 부시행정부에 대해선 63.1%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햇볕정책 재검토론’ 약화경향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소프레스에 의뢰해 실시한 남북관계 및 한미관계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24일 이같이 발표하고 "김대중 정부 5년을 거치며 대북포용 기조가 우리 국민 다수의 공감대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반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햇볕정책과 관련, ‘계속 유지돼야 한다’(16.4%) 및 ‘방향은 유지하되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58.3%) 등 햇볕정책에 대한 근본적 동의를 표한 응답은 74.7%로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23.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핵문제가 처음 불거진 지난 2002년 10월 TN소프레스 조사에선 ‘재검토론’이 35.1%에 달했었다. 이 같은 ‘재검토론’의 약화 경향과 관련, 연구소측은 “미국의 군사적 추가조치 언급 등 북미간 대결 국면이 지속되면서 햇볕정책을 철회할 경우 한반도 긴장완화에 부정적 영향일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진보성향층에서 盧 대북정책에 불만족
한편 남북관계가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반응이 우세했으나, 대북송금의혹과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에 대해선 반대하는 의견이 높게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남북관계시 ‘현행법을 지켜야 한다’(61.4%)는 응답은 ‘현행법에 구애받지 않을 수도 있다’(35.0%)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검 수사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49.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동의한다’는 응답은 44.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북송금 문제와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 사법처리에 대해서는 수사 여부와는 상관없이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응답이 69.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소측은 “적어도 대북화해 협력정책에 관한 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함축한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 여부에 대한 평가에선 ‘계승하고 있다’(49.9%)는 응답이 ‘계승하고 있지 않다’(35.8%)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소측은 그러나 “진보적 이념성향층에서 보수 성향층에 비해 노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계승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방미과정에서 불거진 친미논쟁, ‘추가적 조치’ 고려 발언 등이 진보성향층의 비판적 판단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은 안된다”, 92.1%
바람직한 남북관계 방향에 대해선 ‘통일이 다소 늦더라도 전쟁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응답이 절대다수인 92.1%로 나타났다. ‘군사적 충돌이 있더라도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응답은 7.7%에 그쳤다.
또한 72.9%는 북한의 핵위험 제거를 이유로 북한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만일 북한과 미국간에 전쟁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말려야 한다는 응답도 80.2%나 됐다. 이 같은 응답은 20대와 30대는 물론, 40대에서도 상당히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대해 연구소측은 “과거 보수 냉전적 색채가 강하던 40대가 작년 촛불시위와 대선과정을 거치면서 변화한 결과”로 해석했다.
“미국은 좋지만 부시정부는 싫다”
한편 우리 국민들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존재 및 역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54.5%가 ‘호감이 간다’고 응답한 반면,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42.8%였다.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서도 67.2%가 ‘주둔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단계적으로 철수해야한다’(31.8%)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미관계에 대한 이 같은 현실적 인식과는 달리 부시행정부에 대해선 63.1%가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1.3%에 그쳤다. 이에 대해 연구소측은 “‘반미흐름’이 미국에 대한 반대라기 보다는 강경일변도의 부시정부에 대한 비판적 정서에 기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6일 하루동안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