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24일 현대가 북 송금 자금 마련과정에 1조원 이상의 분식회계를 한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자료를 검찰에 이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 분식회계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SK그룹에 이어 다시 한번 재벌기업의 부도덕성이 입증돼 대외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완조사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주도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수뇌부의 추가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25일 정회장과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관련자는 불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짓고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특검의 사법처리 대상은 이미 기소된 이기호·이근영·최규백·김윤규·박상배씨를 포함해 8명으로 늘었다.


박지원 전문화관광부장관의 1백50억원 현대 로비자금 수수의혹은 이번에 기소하지 않고 관련자료를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특검팀은 현대 계열사가 정회장의 지시로 2000년 이후 3년동안 북 송금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회계서류나 장부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1조원 이상의 분식회계를 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 계열사의 분식회계가 특검의 수사범위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논란 때문에 정회장 기소때 이를 포함시킬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검팀의 한 수사관계자는 “현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수사가 거의 끝났으나 공식발표 여부는 송(두환)특검이 최종 결정을 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송특검은 이날 “정회장의 혐의내용에 분식회계를 넣을지를 놓고 고민중”이라며 “수사팀에서 더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현대 분식회계 발표 여부를 놓고 특검팀 내부에서도 진통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검은 또 이번 수사의 핵심인 북 송금과 정상회담간 연관성 여부에 대해 ‘상관관계가 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발표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검팀은 특검 수사가 끝남에 따라 불기소 대상자는 모두 출국금지를 해제키로 했다.


〈박문규·손제민기자 park003@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