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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스타들 "재방송, 해도 너무해"

 




[중앙일보 안혜리 기자] "꼭 얼굴 모양이 달라져서만은 아니에요. 명색이 자타가 공인하는 대형 스타잖아요. 예를 들어 연기가 한참 부족했던 초기작 '마지막 승부'를 지금 TV에서 틀면 심은하씨 기분이 좋겠어요."(채림 매니저) 연기자들이 한도 없이 이어지는 출연작 재방송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케이블 TV의 수십개 채널에서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모두 새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보고 또 보고', 즉 재방 프로그램이다.

재방 드라마를 전문으로 하는 지상파 3사의 케이블 방송사는 물론이고 스포츠.요리.의학 전문방송까지 모든 채널에서 재방송은 당연한듯 이뤄진다.

시청자들로서는 옛 인기작을 다시 보는 재미, 미처 몰랐던 프로그램을 발견하는 묘미가 있다지만 출연자들은 기분이 씁쓸하다.

수없이 재방되면서 정작 본인들은 단 한 푼도 더 쥐지 못하는데다 이미지 관리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 푸드채널에서 2000년 '김찬우의 쉘 위 쿡'을 진행했던 탤런트 김찬우씨는 최근 자신의 신작 제작발표회에서 "해도 너무한다"며 케이블 방송의 재방 관행에 불만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벌써 다섯 번쯤 방송하는 것 같다"며 "계약서에 구체적인 제한 조항이 없다 해서 방송사가 한번 찍어 계속 돌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사실 김씨만 이런 불만이 있는 게 아니다.

여자 연예인은 더욱 민감하다.

'인어아가씨'로 최고의 주가를 올린 장서희씨. 최근까지 MBC드라마넷에서 오전엔 단역으로 출연한 '허준', 오후에는 '인어아가씨'가 방송돼 장씨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꼭 성형을 하지 않았더라도 여자 연예인들은 주연이냐 조연이냐에 따라 얼굴이 확연히 다르게 비치기 때문이다.

채림씨 매니저는 "솔직히 과거작이 자꾸 방송되는 게 거슬린다"면서도 "드라마 저작권이 방송국에 있기 때문에 어디에 팔든, 몇 번을 틀든 할 말은 없다"고 말한다.

또 "계약서에 재방 조항을 넣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새로운 걸 요구하면 늘 연기자만 비난받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면서 "출연이 성사되면 좋지만 잘 안됐을 경우 연기자가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서 안됐다는 식의 얘기가 나돌기 때문에 총대를 메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장서희씨의 무명시절 매니저는 "뜬 상태도 아닌데 재방 문제까지 언급할 겨를이 있었겠느냐"고 묻는다.

유명하면 유명한 대로, 무명이면 무명이어서 다들 문제삼기 꺼리는 셈이다.

사실 방송 프로그램의 재방 문제는 고질적인 콘텐츠 부족 때문이다.

케이블들의 재방 붐은 1997년 IMF위기 때 절정이었다.

제작비 급감으로 신규 제작을 못해 옛날 프로그램을 계속 돌리면서 방송시간을 막았던 것. 하지만 방송사 형편이 나아진 지금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음악채널 m.net과 푸드채널 등을 운영하고 있는 CJ미디어 측은 "출연자들이 재방한다고 항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관행상 재방을 하고 있다"며 "솔직히 제작비 부족으로 프로그램 제작을 공격적으로 하지 못하는 게 사실" 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좋은친구♬~
2003-06-26 17: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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