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당 사료비 쌀값의 3배 수준
미용.염색.수술비 등 사람 뺨쳐
‘개 팔자가 진짜 상팔자.’
인간 부럽지 않은 게 요즘 애완견들.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 모두 좇아가고 있는 만큼 개들의 생활비 또한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연맹은 서울 시내 23개 애완견 사료 판매점(사료 63종)을 대상으로 애완견 평균 사료값을 조사, 발표했다. 그 결과 100g당 평균 가격이 국산 사료는 320~481원, 호주산 466~654원, 미국산 653~772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반미 기준 100g당 240~250원인 쌀값에 비해 많게는 3배 이상 비싼 수준.
사람의 1일 필요열량은 남성 2500㎉, 여성 2000㎉이다. 반면 개(푸들 등 소형 성견 기준)는 590~750㎉. 때문에 사람과 개의 식비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주식 값만 절대 비교해 볼 경우 개가 사람보다 ‘비싼 밥’을 먹고 사는 셈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애견 사료는 대부분 미국, 호주 등에서 사들인 수입산이며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55%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머리 자르고 염색 하는 일도 요즘 애완견에게는 필수다.
발바닥 항문 배 등 3부분의 털을 자르는 기본 미용을 하는데 업소에 따라 5000원 안팎의 차이는 있지만 소형견은 대략 1만 5000원, 중형견 2만 5000원이 든다. 온 몸의 털을 다듬은 전체 미용의 경우 소형견 2만 5000원, 중형견 3만 5000원. 염색은 귀 1만원, 꼬리 5000원, 다리 2만원이 평균가.
강남의 한 애견 미용실 관계자는 “기본 미용은 1~2주에 한 번, 온 몸의 털을 손질하는 전체 미용은 1~2달에 한 번 꼴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떨까.
강북 중심가를 기준으로 여성 커트는 1만 5000원, 퍼머는 5만원(짧은 머리), 염색은 부분(한 가닥) 5000원, 전체 염색 5만~8만원 수준. 개들이 하지 않는 퍼머를 제외한다면 개 미용비가 사람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피임 수술비도 사람보다 훨씬 비싸다.
사람의 경우 일반 정관 수술은 3만원(보험 적용가ㆍ무도정관수술 15만원).
반면 수컷 개가 중성화 수술을 받을 경우 마취제와 사전 검사 여부에 따라 소형견 5만~20만원, 대형견은 7만~30만원이 든다. 최고 사람보다 10배나 비싼 셈이다.
애견수 400만 마리, 시장 규모 1조원을 바라보는 요즘 개의 위상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임성연 기자 nulpurn@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