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들에 신뢰회복 주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평검사와의 대화’에 이어 검찰 간부들과 만나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과거 평검사들이 검찰총장에게 인사권을 달라고 한 것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는 듯했다.
노 대통령은 26일 검찰 간부 36명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며 “본질적인 것은 검찰과 대통령의 관계이며, 대통령이 (검찰)인사권을 갖는 것은 검찰권이 국민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군과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라는 용어도 썼다. 노 대통령은 “검찰이 일탈하지 않는 한 존중하겠다.
검찰 스스로 인사평가 기준을 만들어 달라”며 “대통령이 일탈 없는 권력기관에 대해 간섭하지 않으면 검찰의 신뢰가 회복되고 이것이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농담 섞인 어조로 “대통령 때문에 검찰이 국민신뢰를 잃었다고 하는데, 오늘 생각해 보니 반대로 대통령이 검찰을 보면 으스스하고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다”고 했다.
검찰 간부들은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못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느냐”고 노 대통령에게 묻고, “정치권이 검찰의 중립을 존중하는 사회여건 마련이 중요하다”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청와대 내에선 최근 들어 ‘청와대·검찰’ 간 이상 기류가 감지돼 관심을 모은다. 노 대통령은 지난 17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사항이 아닌 데 왜 준비했냐”며 반부패 안건을 보고하던 강금실 법무장관을 질책했다. 옆에는 송광수 검찰총장이 있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겉으론 강 장관을 질책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 검찰총장 들으라고 한 말 같았다”고 했으며, 다른 관계자는 “검찰개혁이 부진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불만을 갖고 있으며, 여기엔 강 장관도 한몫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 사건을 검찰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결국 ‘대통령 측근과 가족의 부동산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진 것에 못마땅해 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이날 오찬에서는 노 대통령과 송 총장이 덕담을 건넸다. 송 총장은 “평소 노력하고 있으나 지금 국가에서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 부분에 검찰권 행사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고, 노 대통령은 “검찰총장이 신뢰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으며 나도 신뢰한다”며 신뢰를 수차 강조했다.
(정우상기자 imagine@chosun.com )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