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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솔직담백한 메인요리 ‘몸’ 어울리지않는 디저트 ‘사랑’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감독 봉만대/출연 김서형·김성수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은 성인 비디오업계의 스타감독 봉만대의 첫 35㎜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끈 작품이다. 충무로에서 성인비디오로 추락하는 일은 있어도 비디오업계에서 명성을 쌓은 뒤 주류로 입성하는 일은 드물다. 노출이 미덕이던 에로물시장에서 비교적 탄탄한 드라마와 독특한 카메라워크로 바람을 일으킨 봉감독의 연출력을 주류 영화계가 높이 평가한 덕분이다.


대학 선배와 사귀면서도 자유로운 사랑을 꿈꾸는 의상 디자이너 신아(김서형)는 병원에서 일하는 호스피스 동기(김성수)와 우연히 만나 격정적인 정사를 나눈다. 두 사람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서로를 잊지 못해 다시 만난다.


‘맛있는…’은 제목이 암시하듯 솔직 담백한 영화다. ‘몸’이란 화두를 부여잡은 여균동 감독의 ‘미인’이 지나치게 사변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반면 ‘맛있는…’은 유희로서의 성(性)을 그리는데 진력한다. 신아의 엉덩이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장면과 함께 “내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성기가 나른하게 느껴질 때쯤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도입부 내레이션은 영화의 농밀한 표현수위를 예고한다.


실제 영화에는 오럴섹스, 항문성교 등 각종 체위가 아슬아슬한 수위까지 표현되며, 화장실이나 고속버스 뒷자석 등 공공장소에서의 성행위까지 그려진다. 감독은 체위의 변화에다 커트를 툭툭 끊어가며 섹스장면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때론 카메라 앵글을 45도 뒤집는 등 여러 시도를 한다. 또 몸이 맞닿으면서 내는 마찰음, 가쁜 숨결을 토하면서 입맞추는 소리 등을 거침없이 담아낸다.


그러나 영화는 ‘맛있는 섹스’를 그린 뒤 ‘그리고 사랑’으로 이동하지 못한다. 대화나 정서적 교감을 간과한 채 동물적인 섹스강도만 높이다가 종반부에 늘어놓는 사랑타령은 느닷없어 보인다. 잠든 동기 옆에서 자위행위를 하고, 결혼을 앞둔 옛애인과 관계를 맺는 신아의 행위는 사랑에 대한 절절함보다 도입부 내레이션에 해당된다. 막무가내로 신아를 이끌다가 먼저 심드렁해지고, 신아에게 다시 시작하자는 동기의 행위 역시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성애장면은 거침없지만 그것으로 청춘남녀의 심리와 사랑의 의미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단순하고 표피적인 묘사에 그쳤다. 시선은 다소 붙잡을지언정 마음을 끌지는 못한다. 두 남녀의 ‘뻔뻔하고 발칙한 알몸 연애담’일 뿐이다. 27일 개봉.


/이용욱기자 woody@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

브레인공작
2003-06-26 23: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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