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가 급증하면서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채무자가 급증, 사상 최대였던 작년 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27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 5월 말까지 전국 법원의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1111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인 1335건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지법 파산부의 경우 올 5월 말까지 3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9건에 비해 2.5배나 늘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는 사상 최대인 2600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97년 38건에 불과했던 개인파산 신청은 IMF관리체제 이후인 98년 350건, 99년 503건으로 급증하다 2000년에는 329건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신청이 다시 급증하면서 2001년 672건, 2002년에는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선 1335건을 기록해 매년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개인파산 신청자 중에는 카드빚을 갚지 못해 파산신청을 하는 유형이 9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법원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서울지법 파산부 김현룡(金賢龍) 판사는 “개인파산 신청자 10명 가운데 9명은 카드빚을 갚지 못해 파산 신청을 하고 있다”며 “최근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를 대폭 축소해 ‘카드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파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파산제도는 채무자 스스로 자신을 파산자로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으로 과다한 신용카드 사용이나 신용 대출, 지나친 빚 보증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개인이 신청할 수 있다. 파산 선고를 받으면 채무가 면책되는 반면 공무원이 될 자격과 은행 대출이 불가능해지는 등 사회적·경제적 제약을 받게 된다.

(전수용기자 jsy@chosun.com )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