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3일부터 실시된 경찰의 음주운전 선별 단속 이후 단속 을 피하려는 음주 운전자들과 이들을 끝까지 잡아내려는 경찰 사 이에 치열한 머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2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유흥가 골목길 단속을 강 화하자 술집 종업원에게 골목길을 빠져나올 때까지만 운전을 부 탁하는 음주운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일단 단속이 심한 골목 을 벗어난 뒤 다시 운전대를 잡겠다는 계산이라는 것. 유흥업소 들도 손님 서비스 차원에서 골목길 대리운전에 적극적이다.

강남 모호텔 인근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최모(46)씨는 “만취 한 손님들은 대리운전자를 부르지만 적당히 취한 손님들은 종업 원들에게 음주단속 지점을 통과할 때까지만 운전을 부탁하는 경 우가 많다”며 “우리 업소도 대리운전을 위해 아예 아르바이트 생을 여러명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음주운전자들의 ‘잔 머리’에 경찰이 내놓은 묘수는 주택가 단속. 음주 운전 출발지인 유흥가가 아니라 아예 도착지인 주택가에 그물망을 쳐놓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운전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어떤 수법을 동원하는지 알아내는 것도 주요 임무의 하나가 됐다 ”고 말했다.

이종석기자 [문화일보 2003-06-28 11: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