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를 뜨겁게 달궜던 일명 '매트릭스 놀이'가 서울에서도 재연된다.
'매트릭스 놀이'란 장면 중 수백 명의 스미스 요원이 주인공 네오를 상대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을 실제로 재연하는 것. 일본의 한 네티즌이 제안, 도쿄에서는 지난달 8일, 18일, 29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화제가 됐었다.
우리나라에는 일본 '매트릭스 놀이'의 18일 행사가 동영상으로 소개되면서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인터넷 게시판 곳곳에 퍼졌던 일본 매트릭스 놀이 동영상을 본 후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행사가 개최된다면 나도 동참하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던 것. 마침내 7일 '어설픈Neo™'라는 네티즌이 카페를 개설하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나섰다. 그가 만든 Daum카페 '매트릭스 리로디드 인 서울' (cafe.daum.net/matrixinseoul)은 개설 3시간 만에 입소문만으로 벌써 회원수 100명을 모집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카페 주인 '어설픈Neo™' 유현준 씨(22)가 매트릭스 놀이를 알게 된 것은 6월 말. 이미 일본에서는 행사가 끝난 뒤다. "동영상 게시판에 달린 한줄 답변을 보니 사람들이 '행사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다'는 글을 많이 썼더군요. 반면 '일본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반응도 있었어요. 정말 그럴까 궁금해서 카페를 만들게 됐습니다."
유 씨는 일단 추이를 지켜본 뒤 회원수가 200~300명 정도 되면 실제로 기습 '매트릭스 놀이'를 제안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코스프레'(costume play : 영화나 만화 주인공의 복장을 따라 하는 이벤트) 동호회에 자문을 구하는 중이다. "오늘 개설해서 검색 결과에도 아직 안 나왔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다면 1주일 후에는 실제 행사를 여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씨의 말이다.
지난 6월 29일, 일본에서 있었던 '매트릭스 놀이'의 한 장면. 이들은 전혀 연고가 없이 인터넷을 통해서만 약속을 정해 놀이를 진행했다.
카페에 가입한 대부분의 회원들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며 행사 추진 상황을 지켜본 후 가능성이 있다면 꼭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카페 회원 '불도져'님은 "생각만 해도 재미있겠다"며 "아마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단체로 문상가는 줄 알 것"이라고 썼다. '푸른하늘' 님은 " 를 보지는 못했지만 매트릭스 놀이가 시작되면 영화를 보고 동참하겠다"며 '주객이 전도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영화 시리즈는 프랑스 철학자 보들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뮬라시옹'이란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나 표상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실재하지 않는 영화의 세계를 '역할 흉내 놀이'를 통해 현실에서 재연해 내는 '매트릭스 놀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